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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창작’은 배우는 것이 아니다, 문화다 2023-05-15

‘창의·창작’은 배우는 것이 아니다, 문화다

스타 다큐멘터리 PD가 관찰한 퓨처랩 7년의 실험

이욱정 PD 


2016년, 퓨처랩은 ‘모든 아이는 창의적이다’라는 대전제를 갖고 색다른 실험을 시작했다. 퓨처랩은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성을 존중하며, 내재돼 있는 창의성을 싹 틔울 공간과 콘텐츠 그리고 환경을 제공하면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7년이라는 시간 동안 퓨처랩은 창의성에 대해 다양한 탐구를 시도했고,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창의성 탐구 여정을 기록한 퓨처랩 관련 다큐멘터리 <창의는 어디에서 오는가: 세상에 없는 학교>가 공개됐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프로듀서 이욱정 PD가 지켜본 퓨처랩과 퓨처랩의 창의성 실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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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월 5일 어린이날, 다큐멘터리 <창의성 7년의 실험: 퓨처랩 DNA>(이하 퓨처랩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는지요.


저의 어린 시절 기억이 단초가 돼 퓨처랩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몇 년 전 스마일게이트와 게임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인연을 맺고, 퓨처랩을 소개받았습니다. 그때 퓨처랩이 제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교육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기존 학교의 틀을 깨는 자유로운 환경에서 아이들이 협업하며 배움을 체득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거든요. 퓨처랩을 처음 본 순간, 제가 어린 시절 갖고 있던 기존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퓨처랩 측과 상의해가면서 퓨처랩의 철학과 활동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Q. 다큐멘터리 제작을 총괄하면서 PD님께도 ‘창의·창작’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떠올랐을 것 같습니다. 퓨처랩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영상이 마치 답을 찾아가는 여정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모든 콘텐츠의 시작은 개인적인 호기심 혹은 갈망에서 출발합니다. 콘텐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창의·창작’은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입니다. ‘창의성’은 저 역시 오래도록 탐구해 온 주제였고요. 하지만 교육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교에는 학생과 교사, 교실이 있기는 하지만 ‘교육의 가치’를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로 담아낼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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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퓨처랩이라면 다큐멘터리로 충분히 담아낼 만한 내용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퓨처랩은 그동안 익숙하게 봐왔던 학교와는 공간은 물론 교육 방식도 매우 다릅니다. 퓨처랩에서 아이들이 무언가를 만들고,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며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사실 카메라에 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모두가 주인공이기에, 한 명의 서사를 따라갈 수도 없었고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연기해야만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작 기간이 늘어나면서 제작팀과 퓨처랩 참여자들이 오히려 더 친근해지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참가자들이 촬영을 거의 의식하지 않아서 더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담겼죠. 시청률을 고려한 연출이 아니라, 퓨처랩에서 일어나는 창의적 교육 방식을 실제 그대로 온전히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 역시 이번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그동안 제가 탐구해 온 ‘창의성’에 대해 조금 더 구체화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Q. 퓨처랩 다큐멘터리에서는 ‘창의성은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주제로 여러 예술가와 활동가가 각자의 생각을 나눕니다. 이 질문에 관한 PD님의 생각도 듣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창의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소수의 천재에게만 허락된 것,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 등이었죠. 하지만 퓨처랩이 정의하는 창의성은 다릅니다. ‘모든 아이는 창의적이다’이라는 화두를 우리 사회에 던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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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기술적인 창의성뿐만 아니라, 정치적 갈등이나 세대 간 갈등, 계층 문제, 복지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관계의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퓨처랩의 교육 방식은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창의적으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정답과 오답을 구분하며 혹시 틀릴까 봐 걱정할 필요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유연한 태도를 배우는 것이죠. 그런 유연함이 창의성 발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Q. 퓨처랩의 활동이 아이들과 청소년의 창의성 발현이나 창의 환경 구축에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저 역시 어린 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제가 졸업한 이대부속초등학교는 요즘 말로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같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수업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했었고요. 퓨처랩은 그보다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곳이죠. 퓨처랩 창의 워크숍 및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을 보면서 제가 초등학생일 때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 난 것 같았습니다. 마치 시대를 초월해 그때 느꼈던 감정을 공유 받은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은 이미 많은 것이 주어진, 규격화된 환경을 주로 접합니다. 게임에 비유하면 남이 짜준 매뉴얼에 반응만 하는 식이죠. 그런데 어떤 게임은 굉장히 열린 상황에서 유저와 유저가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고 또 다른 룰이 생겨나기도 하면서 진화하기도 합니다. 퓨처랩이 지향하는 창의적 환경이 그와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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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랩에 들어서면 ‘여긴 뭐지?’ 싶은 어리둥절한 호기심이 먼저 생기고, 색다른 수업에 참여하며 짜릿한 즐거움도 느낍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더 큰 흥미를 탐색해 갑니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소통하며 배우는 점도 크지만, 퓨처랩에는 혼자 사색하고 탐구하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아지트 같은 공간도 있습니다. 그만큼 탐험할 거리가 많아요. 그런 점에서 현재 퓨처랩의 교육 방식은 무정형으로 발생하고 뻗어가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Q. 퓨처랩이 추구하는 창의 환경이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교육의 방식이자 문화로 정착하려면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산만하면 안 된다’ ‘뚜렷한 목표를 가져라’라고 말하지만, AI와 로봇이 고도로 발전한 시대에 과거 산업사회 규격에 맞춘 정형화된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AI가 더 빨리 연산하고 로봇이 쉬지 않고 정확하게 생산할 수 있을 텐데요. 우리 사회에 창의 환경이 만들어지고 문화로 정착되려면 퓨처랩이 시도해 온 작지만 알찬 실천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퓨처랩 다큐멘터리는 지난 4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전주, 대전, 부산 4개 도시에서 시사회를 열었고, 5월 5일 상영했습니다. 앞으로 퓨처랩 다큐멘터리를 보게 될 분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현재 입시 위주 주입식 교육이 ‘질문하지 않는 사람’을 만들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분들이 주변에도 참 많습니다. 여기저기서 ‘창의적인 인재’를 이야기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경쟁하는 경험만 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 한순간에 타인과 협업하며 창의성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창의성은 경험을 통해 체화되는 하나의 행동 방식이자 사고방식이며,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관계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퓨처랩은 그런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환경을 조성하는 공간입니다. 이번 다큐멘터리가 ‘교육의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도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퓨처랩에서 지난 7년 동안 이루어진 실험이 우리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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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년이 넘는 제작 기간을 거쳐 다큐멘터리가 완성됐습니다. 긴 시간 동안 퓨처랩과 함께 했는데요. 이 다큐멘터리가 대중에게 어떻게 보이기를 바라시나요?


퓨처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미 있는 실험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가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공론의 장(場)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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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사이트 #1. “스토브 인디는 창작자들이 지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든든한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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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사이트 #2. “저마다의 고유성과 특별함을 존중하는 일터에서 더 경쟁력있는 콘텐츠가 피어난다”

- 스마일게이트 D&I실 백민정 CDIO (Click)


피플 인사이트 #3. “퓨처랩, 창의∙창작∙창업 생태계에 혁신의 물결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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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사이트 #4. “스타트업 투자 유치의 3박자 ‘사람’ ‘팀워크’ ‘시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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