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 테일즈샵 대표 “서브서브컬처의 마음가짐으로…” 2026-02-05

‘테일즈 샵’은 비주얼노벨,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 팬들에게 무척 익숙한 게임 개발사다. 모바일 마켓 초창기 불법 복제의 피해를 경험하기도 했고 ‘방구석에 인어아가씨’ 콘솔 버전을 출시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스토브를 통해 해외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는 등 10년 넘게 생존하며 쌓아온 내공이 그득하다. 


그들이 최신작 ‘사랑 한 잔 말아주세요!’로 돌아왔다. 장르는 무려 현대 무협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다. 무인이 인정받지 못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바텐더가 된 무인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를 다룬다. 무협과 ‘바’라는 특이한 조합이 특징이다. 일러스트레이터는 테일즈 샵의 전작 ‘기적의 분식집’, ‘썸썸 편의점’, ‘랜덤채팅의 그녀’ 등을 작업한 케로다. 시나리오 집필은 신규 작가인 뇌조가 담당했다.


한준 대표에게 신작 설명과 올해 계획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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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한 잔 말아주세요’ 소개 부탁한다

테일즈샵이 개발하고 발매한 신작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무협이 살아 숨쉬는 세상’의 젊은이가 바텐더를 하면서 연애하는 내용이다. 히로인은 2명이다. 


칵테일 바를 경영하는 미니게임에 무협 요소를 섞었다. 솔직히 말해 그동안 우리 미니 게임 평가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플레이 타임을 줄였다. 리듬을 끊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지루함을 없앴다고 자부한다.


사실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과 무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조합은 아니다. 하지만 PD와 작가의 의지가 강했다. 그 선택을 믿고 밀었다. 결과적으로 색 다른 게임이 탄생했다.



어떤 연애를 그린 게임일까

성인이 어떻게 만나고 연애하는지에 집중했다. 그래서 주인공을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정했다. 두 히로인의 성격을 대조적으로 배치해 지루하지 않도록 안배했다.


기존 서브컬처에서의 연애는 ‘보이 미츠 걸(Boy Meets Girl)’ 문법이었다. 풋풋한 연애를 하는 스토리라인이 정석이었다. 그러나 ‘사랑 한 잔 말아주세요’는 게임 플레이어의 연령이 올라간 만큼 새로운 공감대를 끌어낼 필요가 있었기에 연령대를 사회인으로 끌어올렸다.


성인이라고 하면 대학생 혹은 직장인이다. 이들이 과연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결과 ‘바’가 공통적인 공간으로 떠올랐다. ‘바’는 독특하다. 사람이 모이기도 하고 판매하는 칵테일도 재미있다. 칵테일은 재미있는 이름도 많고 디자인, 색 등이 다양하다. 다채로움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라 생각했다. 건전한 성인의 공간으로 설정하기 좋았다.



이용자를 설레게 할만한 요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스파인 애니메이션을 새로 도입했다. 일러스트레이터 케로의 그림과 연출이 맞물리면서 캐릭터의 감정이 더 잘 전달된다. ‘움직이는 케로의 그림’ 자체가 설렘 포인트라고 본다. 또 연애의 시작과 전개를 촘촘히 가져갔다. 장면의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용자가 감정선을 따라가며 설렐 여지를 만들었다.



히로인 2명 외에는 공략 가능한 인물은 없는가? 매력적인 등장인물에 설렌다는 유저들이 제법 있던데

다른 인물의 루트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올해 중 DLC로 히로인 한 명을 더 추가 계획이다. 관련 시즌패스가 풍성하게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


향후 DLC 등으로 특이한 성인의 연애를 다룰 계획이다. 아직 공개하기는 이르나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극내향 성향의 히키코모리 히로인이라든가 오타쿠 히로인이라든가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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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와 협업하고 있다. 어떤 점이 가장 도움이 됐나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 점점 유저들에게 게임을 알리는 게 어려운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방구석에 인어아가씨’ 를 출시하던 2014년만 해도 모바일 프론티어적 분위기가 시장에 형성됐다. 마켓에 소비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풍성했다. 유료 게임에 대한 수요도 존재했다. 2019년 ‘기적의 분식집’, 2020년 ‘썸썸 편의점’ 을 출시할 때 즈음에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이라는 장르 자체가 독특했을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변했다. 그래도 게임의 총 개수가 지금보다 적었기 때문에 적어도 게임을 알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스팀에 쏟아지는 신작 속에서 존재를 각인시키기 쉽지않다. 여가 시간의 경쟁 상대도 게임만이 아니다. OTT와 유튜브가 함께 경쟁한다. 결국 우리가 직접 알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ESD 서비스와 퍼블리싱을 함께 하는 스토브의 마케팅·PR 지원은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스토브와 손을 잡은 가장 큰 이유가 해외 진출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 였다. 작년 출시한 ‘사니양 연구실’의 중국 현지화와 론칭 그리고 각종 게임 전시회 소개 등에서 스토브의 많은 지원을 받았다. 



해외진출 성과가 좀 있나

 ‘사니양 연구실’은 스토브에 출시 후 중국 팬이 생겼다. 중국에서 많은 반응이 오고 있다. 후속 DLC가 언제 나오냐는 질문 등도 심심찮게 받는다.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지만 앞으로 희망을 가질만한 여러가지 시그널을 확인했다. 지난 10년 동안 해외 진출을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이번에는 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에서 가장 큰 장벽은 번역이다. 일단 우리 게임이 스토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텍스트 양이 많다. 번역 업계 특성상 번역 결과물이 일관성을 가지기도 어렵다. 결이 맞는 번역자나 번역팀을 찾기 힘들고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니양 연구실’은 스마일게이트 덕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체/번체 버전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대응해 출시할 수 있었다. 



오랜 기간 스토리게임을 제작해왔다. 왜 스토리게임 개발을 고집하는지 궁금하다

이야기가 좋아서 창업했다. 개인적으로 작가에 대한 동경도 있다. 작가가 만든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작가가 쓴 재미있는 이야기를 제일 잘 전달하기 위해서 스토리게임을 만들고 있는거다. 다른 장르 선택에 대한 장벽은 없다. 


개인적으로 ‘투하트’를 엄청 좋아한다. “게임의 행태로 스토리를 풀어서 이런 감동을 줄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 너무 감명받은 게임이다. 이외 이야기 매력에 빠져들게 된 계기로는 영화 ‘쥬라기 공원’과 애니메이션 ‘오 나의 여신님’, ‘란마 1/2’ 이 있다.


처음에는 나도 글을 썼다. 소설을 썼는데 정말 잘 쓰는 사람을 따라 갈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글을 보는 눈이 생겼다. 그 후에 만화 쪽으로 기웃거려봤는데 잘하는 사람은 진짜 못 따라가겠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됐다. 그 때 그림 보는 눈이 생겼다. 글과 그림을 볼 수 있기에 그 감각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



스토리게임 장르에서 어떻게 참신함을 표현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참신함은 공감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 공감 없는 참신함은 괴작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공감 위에 솟은 참신함은 세대의 마스터 피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향을 일으키려면 공감 강도도 강해야 한다. 예컨대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감이 뿌리를 내리고 그 위에서 반보정도 나아갔기에 참신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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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저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 해 또 생존했다.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테일즈샵은 서브컬처 초심의 자세로 돌아가서 놀랍고 신기한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 


서브컬처의 초심이라하면 ‘서브서브컬처’의 마음가짐이다.  현재 서브컬처라는 단어는 변질됐다. 거대기업들이 “우리 게임은 서브컬처 게임이에요’라고 말하고 있다. 서브컬처는 틈새시장이었는데 대자본이 들어와버린 것이다. 이미 2000년대부터 2010년대 까지 형성된 일본식 서브컬처는 현재 한국에서 메인컬처라 봐도 무방한 수준까지 왔다.


우리 입장에서 기존 서브컬처 문법대로 게임을 만들면 대자본과 오롯이 경쟁 해야 한다. 하지만 경쟁이 될 리 없다. 대자본은 무료로 서사를 풀어나간다. 심지어 중국은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 세계관을 확장하고 쌓는다.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경쟁할 수 없다. 진정한 서브컬처 정신은 메인의 틈새를 찌르는 것이다. 통속적인 방법의 서브컬처를 지향해서는 이길 수 없다. 이 서브컬처의 서브를 찔러야 승산이 있다. 그래서 서브서브컬처를 지향한다.


올해는 가볍고 짧은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 꽤 괜찮은 아이디어를 몇 개 확보했다. 구체화하는 시간을 보내고 더 큰 재미를 줄 생각이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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