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로바 - 포세이큰 킨 (Drova - Forsaken Kin)
독일의 소규모 개발사 저스트투디(Just2D)가 개발한 '드로바 - 포세이큰 킨 (Drova - Forsaken Kin)'은 스토브에서 이번달에 한글화한 따끈따끈한 한국어화 작품이다.
게임을 한 줄로 설명하자면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와 켈트 신화 특유의 신비주의를 하나로 결합시킨 액션 RPG다.
게임은 불친절하다. 튜토리얼은 최소한만 알려주고, 어디로 갈지, 어느 진영과 손을 잡을지, 어떤 빌드로 갈지 스스로 찾게 만든다. 그런데 거슬리는 불편함은 아니다. 계속 붙잡게하는 힘이 있다.
레벨업 때 얻는 학습 점수로 근력·민첩·정신력과 각종 특성을 찍어 나가가며, 선택한 빌드에 따라 전투 리듬과 탐험 동선이 달라진다. 초반에는 거칠게 느껴지지만,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면 몰입감이 훌륭하다.
그래픽은 간결하면서도 개성이 뚜렷하다. 절제한 표현 안에 디테일이 살아있다.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드로바’는 스마일게이트가 코퍼블리싱하는 타이틀이다. 스토브뿐만 아니라 스팀에서도 한글로 즐길 수 있다. 다만 스토브에서 구입시 25% 즉시할인과 추가 쿠폰할인, 그리고 캐시백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드로그바아니다. 드록바아니다. 드로바다.
2. BREW
‘BREW’는 Snow Leaf Studios가 만든 전투 중 신속한 판단력과 자원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액션 로그라이트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독특한 포션 제조 시스템을 사용해 전투중에 직접 제조해 바로 마시는 포션 빌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포션을 마시고, 던지고, 쏘아 올리며 연금술 아카데미 시험을 통과해야한다.
핵심은 포션 시스템이다. 전투 도중 각종 재료를 조합해 포션을 만들고, 그 자리에서 마시거나, 던지거나, 무기에 장전할 수 있다. 버프형, 공격형, 제어형 효과를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한 판의 리스크·리턴 구조가 달라진다.
연금술 아카데미 시험이라는 테마 아래 각 층을 돌파하며 빌드를 다듬어 가는 재미가 있다.
매판이 실험이자 시험이다.
3. 월 월드 2 (Wall World 2)

월 월드2는 채굴 시뮬레이터를 표방한다. 비트코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GPU를 태우는 채굴도 아니다. DWHR 채굴은 훨씬 안전하고 재미있다. 청산도 폭락도 없다.
플레이어는 거대한 장벽을 따라 움직이는 로보 스파이더를 타고 벽 속을 파고들어 자원을 채굴하고,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야 한다.
게임 플레이는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벽 안쪽으로 들어가 광물을 파내는 ‘채굴’, 자원으로 엑소슈트와 로보 스파이더를 업그레이드하는 ‘성장’, 그리고 외부에서 몰려오는 괴물 웨이브를 막는 방어전이다.
재화를 욕심내 채굴에만 몰두하면 방어 타이밍을 놓치고, 방어에 집중하면 성장이 뒤쳐진다. 이 세 축의 균형을 맞추며 상황을 제어하는 맛이 있는 게임이다. 익숙하면서도 몰입도 높은 리스크 관리구조 게임의 문법을 충실히 따랐다.
전작 특유의 ‘수직 진행’ 콘셉트는 유지하면서, 더 다양한 기술 트리와 적 구성으로 확장해 전작 플레이어뿐 아니라 신규 이용자도 흥미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도전 과제 중 Boogie Woogie Feng Shui(부기우기 풍수)가 있다. 난 카우보이비밥 팬이라면 따고 싶을 거다.
4. 대학 조교 생활

‘대학 조교 생활’은 이름 그대로 대학 조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연애 시뮬레션이다. 2000년대 초반 PC 연애 시뮬레이션 감성을 그대로 계승한 시스템 구조로 정통 성인 미연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이어지는 캠퍼스 라이프를 배경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관계와 엔딩이 갈리는 구조다. 일정 관리, 호감도, 이벤트 플래그 등 미연시의 정석적인 매커니즘을 따른다. 무엇보다 다회차 플레이를 위한 편의기능도 제공한다. 스토브 인디 커뮤니티에 올클리어 후기와 공략성 게시글이 있어 참고하기에도 좋다.
요즘 연애 시뮬레이션은 너무 가볍다는 불만이 있는 이용자나 예전 PC 미연시의 템포와 연출을 다시 맛보고 싶은 유저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조교(助敎)는 대학 교수 밑에서 연구와 사무를 돕는 직위를 뜻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훈련시키듯이 반복적인 자극을 가해 특정 반응을 보이도록 길들인다는 조교(調教)로 읽을 수도 있다.
‘일도 사랑도 완벽하게 조교하겠어!’라는 설명 문구에서 풍기는 중의적 표현이 야릇함을 더한다.
5. 클레르옵스퀴르 33원정대

왜 이 게임을 꺼내왔냐고? 연말이다. 한 해의 과실을 수확하는 시상식이다. 올해 시상식에서 단연 돋보이는 게임은 클레르옵스퀴르 33원정대다. 국내에서는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했으니 본진은 스토브 아니겠는가.
이 게임은 턴제 RPG에 실시간 메커니즘을 더한 하이브리드 전투 시스템과 뒤통수가 얼얼한 몰입도 높은 스토리 텔링이 장점이다.
벨 에포크 시대 프랑스를 연상시키는 세계관에서, ‘33 원정대’가 매년 특정 숫자의 사람을 지워 버리는 재앙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턴제로 진행되지만, 적의 공격을 실시간으로 피하거나 방어하는 요소가 들어가 있다.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입력해 패링하거나 회피하며 턴제 전투 특유의 정적임을 보완한다.
비주얼과 음악, 전투 손맛 그리고 스토리텔링. 말그대로 다 좋다. 올해 꼭 해봐야 할 작품이다.
단, 콘텐츠를 기사에서 인용 시 ‘스마일게이트 뉴스룸’으로 표기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