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보다 재밌는 e스포츠의 묘미] 1편 e스포츠의 역사: 스페이스워!부터 WCG까지 2021-03-31

인류는 언제부터 싸움 구경을 좋아했을까? 싸움이라는 게 꼭 주먹다짐만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즐긴다. 고대 검투사들의 싸움이 그랬고, 현대의 스포츠가 그렇다. 지금부터 그중에서도 가장 진보한 형태의 싸움 구경인 e스포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 세계 최초의 게임 대회


PC방과 <스타크래프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1970년대로 가보자. 1972년 10월 19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스페이스워!>라는 게임으로 대회가 개최되었다. 우승 상품은 <롤링 스톤>이라는 잡지 연간 구독권에 불과했지만 이는 최초의 비디오 게임 대회로 기록되었다. 1980년엔 10,000명 이상이 참여한 비디오 게임 대회도 있었다. 아타리가 개최한 <스페이스 인베이더 챔피언십>은 최초의 대규모 비디오 게임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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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스페이스워!’와 (우)스페이스 인베이더 (출처=Wikipedia)>


| PC방에서부터 지상파 방송까지


1990년대는 게임계에 대격변이 일어난 시기였다. 세계적으로 인터넷망이 구축되면서 온라인 게임이 붐을 이뤘다. 90년대 후반 국내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대성공으로 인해 전국에 PC방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그 당시 수많은 청소년이 학교를 마치고 PC방으로 달려가곤 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1가구 1PC’라는 정부의 IT 산업 육성 정책으로 집에서도 PC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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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큰 규모의 대회가 열리면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 ‘폭풍 저그’ 홍진호, ‘천재 테란’ 이윤열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등장은 더 많은 사람의 이목을 게임 리그에 쏠리게 했다. 그 당시 게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표 사례가 있다. 2004년 7월 17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스타크래프트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결승전이 열렸다. 이 대회장에는 무려 1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같은 시각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1만 5000명이 모인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이후 세계 최초의 e스포츠 방송국인 온게임넷이 설립되고 여러 케이블 TV는 물론 지상파 방송에서도 e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 후반, e스포츠는 리그의 형태로 완전히 자리 잡게 되었다. 이 시기부터는 <스타크래프트> 외에도 <워크래프트3>,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다양한 게임 종목의 대회가 생겨나면서 저변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 트위치부터 아시안게임까지


2010년대엔 <리그오브레전드>가 <스타크래프트>의 위상을 이어받았다. 블리자드의 야심작이었던 <스타크래프트 2>가 전작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주춤한 사이 <리그오브레전드>는 트위치, 유튜브 등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의 발전에 힘입어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이들 플랫폼은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쉽게 게임 대회를 접할 수 있게 해줬다. 요즘도 지하철이나 식당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 리그를 보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시청자가 많아지자 수익 모델이 좋아졌고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성장했다.


e스포츠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세부종목으론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펜타스톰>, <클래시로얄>, <PES2018>,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등 총 6개의 게임이 선정됐다.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선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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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아시아 e스포츠 연맹 공식 홈페이지> 


|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창설


한국e스포츠협회는 한국에서 e스포츠가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99년 7월 1일 발족한 한국e스포츠협회는 프로게이머의 등록과 관리, 공인 종목 선정, 인프라 구축, 국가대표 선수단 조직과 파견, 게임방송 콘텐츠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설립 초반 주요 활동으로는 2005년 최초의 통합리그인 <SKY 프로리그 2005>를 출범했고, 최초의 e스포츠 공인 심판 공식경기 파견, 2006년 e스포츠 상설경기장 오픈 등이 있다. 출범 이후 꾸준하게 여러 후원 기관과 업체들과 함께 e스포츠 리그를 주도해오고 있으며, 프로게이머들의 정기 소양 교육을 통해 인재 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게임 방송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e스포츠 문화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엔 e스포츠 명예의 전당을 설립하기도 했다. 세계의 유명 스포츠 리그는 대부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스타 선수들을 기리는 명예의 전당을 가지고 있다. NBA 스타인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나 MLB 스타인 데릭 지터, 랜디 존슨 등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이다.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엔 임요한, 홍진호, 이윤열, 최연성, 이영호 등의 선수들이 최초로 헌액되었다.


| WCG의 폐지와 부활


현재 세계 최대의 e스포츠 대회로 인정받고 있는 WCG. ‘Beyond the Game, More than Sports’라는 슬로건 아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출범했다. 2000년 첫 번째 대회를 시작으로 한국, 미국, 중국, 이탈리아, 독일 그리고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를 돌며 2013년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대회가 열렸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WCG 현장을 찾아올 정도로 흥행하며 ‘e스포츠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2014년 돌연 폐지가 결정되면서 WCG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다. 후원사의 실적 악화와 모바일 게임의 대두로 인한 게임 환경의 변화 등이 그 이유였다.


시간이 흘러 2017년 게이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게임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가 WCG에 대한 모든 권한을 인수하며 WCG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그리고 2019년 중국 시안에서 ‘WCG 2019 시안’이 개최됐다. 단순히 게임을 보는 게 아닌 관람객을 포함한 모든 참석자가 함께 게임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페스티벌이자 문화의 장으로 거듭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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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가 번지며 WCG를 개최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다. 고민 끝에 온라인 경기 방식을 채택하고 한국과 중국에 별도의 중계시설을 구축해 이원 중계하는 온택트 방식으로 대회가 열렸다. <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 <크로스파이어>, <EA SPORTS™FIFA ONLINE 4>, <왕자영요> 등 4개의 종목에 총 6,803명이 참가한 ‘WCG 2020 CONNECTED 그랜드 파이널’의 모든 경기는 17개 플랫폼, 4개의 언어로 중계되며 글로벌 대회의 위상을 보여줬다.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대회가 개최되면서 부활에 성공한 WCG. 올해는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 것인지 많은 게이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참고 문헌
한국콘텐츠진흥원, 2009 게임백서 3 - 게임문화 동향 [링크]
위키피디아, E스포츠 페이지 [링크]
이코노믹리뷰, 산업으로서의 e스포츠 [링크]
헤럴드경제, 한국 e스포츠 총 출동, ‘e스포츠 명예의 전당개관 [링크]
게임동아, “게임을 넘어 문화로!” WCG 19년 역사의 발자취 [링크]
스마일게이트 뉴스룸, 온택트로 찾아온 WCG 2020 [링크]
 


EDITOR's COMMENT 


#WCG

WCG는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글로벌 e스포츠 페스티벌로, 즐거움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여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을 목표이자 비전으로 삼고 있다. WCG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롭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담은 이벤트를 개최, e스포츠 게임 대회를 넘어 세계가 화합할 수 있는 전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 잡고자 한다. 2000년에 시작해 2013년까지 매년 개최되었던 WCG는 2019년 중국 시안에서 글로벌 e스포츠 페스티벌로 새롭게 선보이며 WCG 2019 Xi’an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WCG 2020 CONNECTED는 한중 이원 생중계를 통해 안전하면서도 보다 강화된 온라인 소통으로 실시간 관전의 묘미를 선사하고,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더해 한 차원 진화한 e스포츠 페스티벌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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