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ts 1970-01-01

기업과 사회의 공존법<6> 스마일게이트

[인터뷰] 재단법인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스마일게이트도 게임 회사인데, 넥슨, 카카오게임즈랑 같이 사회공헌을요?”


이런 질문에 박재희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CSR콘텐츠팀 팀장은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이 즐겁다면 스마일게이트가 안 보여도 괜찮습니다.”


스마일게이트, 넥슨, 카카오게임즈 3개 게임회사가 협력한 2024 유스 e스포츠 페스티벌에는 전국 지역아동센터 1730명이 참여해 카트라이더로 대결을 펼쳤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지난해 9월 대전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유스 e스포츠 페스티벌’에는 전국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동 1730명이 참가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로 팀 대결을 펼쳤고, AI 체험 부스와 게임 제작 특강도 함께 열렸다. 넥슨은 게임 IP를 제공했고, 카카오게임즈는 장학금과 캐릭터 상품을 후원했다. 희망스튜디오가 모은 기부금은 약 3880만원. 홈페이지 모금에는 108명이 참여해 목표의 110%를 달성했다.


“순위권에 오른 팀의 에이스는 다문화가정 아동이었어요. 대회 이후 친구들과 가까워졌고, 성적도 올랐죠.” 박 팀장은 대회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 행사에는 더 많은 게임회사가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 ‘미래세대의 내일’을 위한 실험…희망스튜디오의 사회공헌법


스마일게이트는 기업 내부에 사회공헌 전담부서가 없다. 대신 2012년 설립된 재단법인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이하 희망스튜디오)’가 그룹의 모든 사회공헌을 전담한다. 단순 기부금 집행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파트너를 조직하며 실행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희망스튜디오는 그룹으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고, 기부금 전액은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공익 사업에 사용된다. 2020~2024년 누적 기부금은 102억 원. 봉사 및 기부 참여 건수는 7만 6041건, 수혜자는 10만 1310명에 이른다.


희망스튜디오는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게임 회사로서의 업의 특성을 반영한 CSV(Creating Shared Value)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사회공헌을 펼친다.



지난 2월 스마일게이트 사옥에서 진행된 팔레트 페스타에서는 150여 명의 아동이 참여해 자신이 만든 게임, 애니메이션 등 창작물을 선보였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대표적인 CSR 사업으로는 ‘스마일하우스’가 있다. 국내외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청소년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그룹홈으로, 2016년부터 현재까지 8곳이 문을 열었다. 입소 대상은 경계성 지능 아동, 학대 피해 아동 등 제도권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아이들이다. 2017년 개소한 2호점은 국내 최초로 미등록 이주 아동을 위한 그룹홈으로 운영됐으며, 2020년 정부 인가를 받아 현재는 비영리기관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 게임회사가 만든 기부 플랫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희망스튜디오는 사회문제를 발굴해 직접 기부자를 모으고 실행에 옮기는 한편, 협력 기관들의 모금 창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현재 100여 개의 비영리단체와 사회적기업, 복지시설이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해결책을 제안하면, 희망스튜디오는 펀딩 페이지를 개설하고 홍보와 행사 기획을 함께 추진한다.



희망스튜디오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모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1월에는 게임 개발사 바다게임즈와 손잡고 난치병 아동을 위한 자선 게임대회 ‘슈퍼 스피드런 마라톤(SSM)’을 열었다. 33명의 게이머가 67종의 게임을 릴레이 방식으로 플레이하며 온·오프라인 중계를 통해 기부를 독려했다. 행사 운영은 바다게임즈가, 기부 시스템은 희망스튜디오가 담당했다. 77시간 동안 411명이 참여해 총 1040만 원이 모였고, 기부금은 메이크어위시 코리아를 통해 아동의 소원 성취에 사용됐다.


희망스튜디오가 임직원 중심 기부 플랫폼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한 계기는 다름아닌 2021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캠페인이었다. 스마일게이트의 RPG 게임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금한 금액은 단 이틀 만에 1억5000만 원에 달했다.


권연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는 “게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나서며 플랫폼이 확장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일반 기부자와 동료 기업까지 아우르는 개방형 사회공헌 플랫폼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 기부도 ‘게임처럼’…참여하면 경험치, 댓글 달면 배지

게임회사의 특성을 살려 아동의 창작 경험을 넓히는 사업도 펼친다. ‘팔레트 멘토링’은 대학생 멘토가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가 아이들과 게임, 음악 등 창작 활동을 함께 한다. 지난 2월 열린 ‘팔레트 페스타’에는 150여 명의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게임, 애니메이션, 소설 등 42개 창작물을 전시했다.


아동이 제작한 게임으로 이스포츠 대회도 열렸다. 그 중 ‘피해라 모코코’의 우승자는 ‘페이커급 동체시력 상’을 받았고, 현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박 팀장은 “아이들이 협력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라며 “게임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희망스튜디오는 ‘기부도 게임처럼 재미있어야 지속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실제로 기부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경험치를 얻고, 누적 활동은 배지와 레벨로 표시된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선행이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


희망 스피커 1기 인플루언서들이 학대피해 아동이 만든 동화책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게임 커뮤니티와 유튜버도 참여한다. ‘희망 스피커’로 활동한 인플루언서 5명(로마러, 박서림, 이다, 정소림, 죠니월드)은 학대 피해 아동이 직접 쓴 동화책을 홍보했고, 이를 통해 1344명이 참여해 4200만원 넘는 기부금이 모였다. 올해는 희망 스피커 2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권연주 이사는 앞으로의 과제로 “기부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을 꼽았다. 그는 “기부가 쉽고 재미있어야 반복적으로 참여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며 “누구나 자신의 관심사에 맞춰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예빈 기자

 

※ 기사 출처 :  조선일보 2025년 3월 27일자 "경쟁 대신 협력…‘스마일게이트’ 없는 사회공헌이 만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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