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오호’ 효과성 검증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신종호 교수 인터뷰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재단이 지난 6월, 어린이 창의 학습 커뮤니티 앱 '아하오호'를 정식 출시했다. 아하오호는 퓨처랩이 지난 10년간 오프라인 공간에서 쌓아온 창의환경 철학을 디지털 세계로 확장한 결과물이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관심사에서 출발해 직접 만들고 실패하며 배움을 넓혀가는 경험 중심 학습 플랫폼을 표방한다.
‘아하오호’는 아이들의 창작 활동을 기록하는 아카이빙 기능, AI 기반 맞춤형 피드백, 창작 과정을 되돌아보는 회고·보상 시스템 등을 갖췄다. 완성된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아이 스스로 생각을 표현하고 친구들과 공유하며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아하오호’는 MIT 미디어랩 교수이자 퓨처랩 부이사장인 미첼 레스닉의 '창의 학습 나선(Creative Learning Spiral)'을 이론적 토대로 삼아, '탐색-창작-공유-피드백-회고-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창의 루프(Creative Loop)' 모델을 구현했다.
*창의 학습 나선 : 유치원생들이 놀이를 통해 배우는 방식, 즉 상상하고, 만들고, 놀고, 공유하고, 성찰한 뒤 다시 상상하는 과정이 모든 연령대의 창의적 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모델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이론.
퓨처랩은 아하오호 출시와 함께 서울대학교 신종호 교수 연구팀과 손잡고 이 플랫폼이 아동의 창의적 학습에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검증하는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신종호 교수는 학습동기와 인지발달 분야의 교육심리학자로, 이번 연구를 통해 여러 교육기관에서 아하오호를 활용한 아이들의 변화를 데이터와 현장 관찰로 추적했다. 아하오호가 지향하는 '아하(깨달음)'와 '오호(공감)’라는 두 순간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드러났는지, 신종호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Q1. 이번 연구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아하오호’를 처음 접해 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기존의 교육 환경은 정해진 '정답'이나 '설명서'를 따라가는 수동적인 활동에 치중돼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대안을 탐색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기르는 데 한계로 작용합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돌파하는 능력, 즉 '창의적 문제해결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미첼 레스닉 교수가 강조했듯 진정한 창의성은 기발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반복적인 수정(Tinkering)을 통해 해결책을 구현해 내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실패를 감수하고 시도하는 태도(Risk-taking)와 시행착오를 수용하는 교육 환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처음 ‘아하오호’를 접했을 때, 이 플랫폼이 단순한 만들기 도구가 아니라 시행착오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결과물을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일련의 이터레이션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외부의 보상이나 평가가 아니라 스스로 흥미와 성취감으로 학습을 주도하는 열정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구조였죠. 아이들이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창의적 자아효능감을 내재화할 수 있는 대안적 교육 플랫폼이라 판단해 이번 효과성 검증 연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터레이션 : 실패와 피드백으로 결과물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창작 과정을 일컫는 개념.
Q2. 아하오호만이 가진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으로 설계된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교육 앱들이 정해진 정답을 맞히거나 기능 습득에 치중하는 반면, ‘아하오호’는 아이가 시행착오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결과물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이터레이션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지원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존 방식을 해체하고 재시도하는 '문제해결형 이터레이션'과, 타인의 피드백을 수용해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아이디어 확장형 이터레이션'으로 아이들은 자신의 결과물을 주도적으로 구체화해 나갑니다. 여기에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와 '왜' 했는지를 성찰하고 타인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메타인지 능력도 함께 발달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점수나 랭킹 같은 외재적 보상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외부 평가가 아니라 스스로의 흥미와 성취감으로 학습을 주도하는 내재적 동기, 즉 '열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창작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오류나 실패 앞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이를 강한 성취감으로 전환하는 '감정의 순환(Emotional Shift)'을 경험하죠. 미첼 레스닉 교수가 실패와 좌절조차 놀이처럼 즐기며 몰입하는 이 과정을 '어려운 재미(Hard Fun)'라 규정했는데, 아하오호는 이러한 학업적 회복탄력성을 길러주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고 봅니다.
Q3. 이번 '효과성 검증' 연구에서 설정한 핵심 지표는 무엇이었나요?
이번 연구가 주목한 핵심은 아하오호에서의 '창의적 활동 과정'이 아이들의 인지적, 정서적 성장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과정과 결과를 아우르는 네 가지 핵심 지표를 설정했습니다.
첫째, 창의적 문제해결력(Creative Problem Solving)입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반복적인 수정으로 해결책을 구현하는 능력으로 창의성을 규정하고, '문제해결형 이터레이션'과 '아이디어 확장형 이터레이션'을 핵심 지표로 삼았습니다.
둘째, 학습 지속성 및 학업적 회복탄력성(Learning Persistence & Resilience)입니다. 실패를 놀이처럼 즐기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인 '어려운 재미'를 측정하고, 부정적 감정(좌절)이 긍정적 감정(성취)으로 전환되는 '감정의 순환'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셋째, 메타인지 능력(Metacognition)입니다. 자신의 사고 과정을 스스로 객관화하는 '잠시 멈추고 돌아보기(Reflecting)' 능력의 성장을 확인하고자 했고, '과정적 회고'와 '의미적 회고'를 중점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넷째, 내재적 학습 동기(Intrinsic Motivation) 및 호기심입니다. 아이들이 성취감을 맛본 후에도 활동을 끝내지 않고 "더 재미있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라는 호기심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순환 고리를 중요하게 측정했습니다.
Q4. 실제 데이터와 사례에서 확인된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나요?
가장 고무적인 점은, 학년이나 운영 형태가 다른 5개 기관 모두에서 학생들의 4대 핵심 역량(창의적 문제해결력, 학습 지속성, 메타인지, 내재적 동기)이 일관되게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학생 자기보고 결과의 전체 평균이 사전 3.74에서 사후 4.11로 상승했고, 참여 학생의 80%가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습니다.
특히 가장 드라마틱한 상승 폭을 보인 항목은 메타인지 영역의 '회고' 문항들이었습니다. "다음번 만들기 때 어떤 점을 고쳐서 해볼지 생각한다"는 문항과 "무엇을 잘했고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생각한다"는 문항에서 점수가 크게 상승했는데, 이는 아하오호의 창의 루프 과정이 아이들의 자기주도적 인지 조절 능력 향상에 직접 기여했음을 보여줍니다.
개별 사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던 한 학생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수정하고 재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전 검사에서 하위권이었던 한 학생은 오류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 감정으로 전환하는 '감정의 순환'을 경험했고, 이후 점수가 상승했습니다.
Q5. '아하'와 '오호'의 순간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측정하셨나요?
교육자가 학생들의 구체적인 행동과 발화를 관찰해 이터레이션·리플렉션·감정 변화라는 세 가지 핵심 과정 지표로 세밀하게 측정했습니다.
'아하'의 순간은 자신의 인지 과정을 객관화해 깨달음을 얻는 메타인지의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재시도 과정에서 이전 버전과 현재 버전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과정적 회고'를 중점적으로 관찰했고, 기본 목표를 달성한 뒤에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라며 새 요소를 추가하는 '아이디어 확장형 이터레이션' 행동도 함께 측정했습니다.
'오호'의 순간은 실패와 오류를 놀이의 일부로 수용하는 상황입니다. 창작물이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아이들이 기존 구조물이나 코드를 과감히 해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만드는지를 살펴보고, "왜 안 될까?", "다시 해보자"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보이는 발화 빈도를 체크했습니다.
Q6. ‘아하오호’를 경험한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아하오호 플랫폼에서의 놀이 기반 학습을 경험한 아이들은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대안을 탐색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기를 수 있습니다. 놀이 기반 학습은 스스로의 흥미와 성취감으로 학습을 주도하는 동기, 즉 '열정'을 유발하고 지속적인 호기심을 만들어냅니다.
내재적 동기로 놀이에 몰입한 아이들은 창의적 학습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실패와 좌절조차 놀이처럼 즐기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보입니다. 아이들 스스로 즐거워서 참여했기에 어려운 과제 앞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과제 집착력을 보이고, 이러한 태도가 궁극적으로 실패를 학습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 마인드와 창의적 문제해결력이라는 고차원적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Q7.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아하오호’와 같은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노출돼 수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대부분 수동적인 콘텐츠 소비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에는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대안을 탐색하는 인지적 유연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죠.
‘아하오호’는 아이들의 수동적인 콘텐츠 소비를 '적극적 경험 창출'로 전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환경에서 아이들은 정해진 정답이나 설명서 없는 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기본 목표를 달성한 후에도 멈추지 않고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며 발전시키는 능동성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문제해결 과정은 결국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창의적 자아효능감과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
학교와 가정에서도 아이들이 단순한 지식 습득 경험에서 벗어나도록 교육 환경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재료와 생각을 합쳐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만드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세대의 역량을 길러주는 가장 유용한 방안이 될 것입니다.
Q8. 아하오호가 앞으로 국내 교육 생태계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시나요?

가장 기대하는 바는, 성장기 학생들에게 "진정한 학습이란 정해진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노력해 결과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결과로 전환시키는 '성장 과정' 그 자체"라는 메시지를 우리 교육 생태계에 던지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창작 과정을 객관화해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회고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회고를 통해 아이들은 결과물을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이터레이션을 거치며 "실패해도 방법을 바꿔 다시 해보면 된다"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갖게 됩니다.
외부의 칭찬이나 점수 없이도 스스로 몰입하고 탐구하는 내재적 학습 동기를 자극하는 이 경험이, ‘아하오호’가 증명한 '과정 중심의 창의적 학습 모델'을 통해 국내 공교육과 가정 교육으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주도성을 회복하고 학습 자체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긍정적인 교육 생태계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Q9. 마지막으로 퓨처랩의 행보에 격려나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육이 여전히 정해진 '정답'과 '설명서'를 따라가는 안전한 길에 익숙해져 있을 때, 누군가는 아이들이 실패를 감수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도록 독려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은 아이들이 정답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대안을 탐색할 수 있는 무대를 선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학자로서 퓨처랩의 행보에, 그리고 그로 인한 변화를 이끄는 개척자 정신에 깊은 지지와 격려를 보냅니다.
‘아하오호’라는 하나의 거점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는 점차 우리 교육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이미 아이들은 "앞으로도 아하오호처럼 정답이 없고 스스로 생각해서 만드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강력한 지속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 내면에 심어진 이 자발적 열정과 호기심이 가정과 공교육 현장으로 퍼져나가, 대한민국 교육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단, 콘텐츠를 기사에서 인용 시 ‘스마일게이트 뉴스룸’으로 표기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