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팀원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협업이 필수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디자이너, 개발자, 아티스트, 기획자 등 창작자들이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협업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퓨처랩은 스마일게이트 조직문화 개선 프로그램인 '스위치온(Switch-On) 프로그램'을 인디게임 창작자들의 환경에 맞게 ‘팀 협업 문화 만들기’ 워크숍으로 맞춰 제공했다.
이번 워크숍이 인디게임 창작팀의 협업과 시너지 확대에 어떠한 도움이 되었을지, 스마일게이트 뉴스룸팀이 워크숍에 참가한 ‘바다 오 스튜디오’ 팀의 사례를 소개한다.
서로 다른 업무 스타일을 가진 창작자들,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식을 고민하다
‘바다 오 스튜디오’는 어드벤처 게임 '에버(Ever)'를 개발하고 있는 팀이다. 김지훈 대표(기획)를 필두로 UI/UX 디자이너인 김하윤님, 프로그래머 김관호님으로 구성됐으며, 올해 4월 본격적인 상업 게임 개발을 목표로 팀을 꾸렸다.
김지훈 대표에게 워크숍에 참가하게 된 이유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느라 업무 분장 등 다른 건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팀 결성 후 4개월 정도 지나면서 팀워크를 점검해 볼 필요를 느꼈죠. 친한 사이라고 해서 업무상 궁합이 잘 맞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일정 관리나 의사결정 방식에서 팀원들 간 업무 스타일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마감 직전 기획 변경 등의 이슈로 논쟁도 잦아졌죠. 결국 서로의 일하는 스타일을 이해할 필요가 생겼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워크숍은 개인별 업무 스타일을 진단하여 해석하고 '스.다.일 - 스타일이 다른데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세션에서 서로의 업무 스타일과 팀 경향성을 이해한 뒤, 마지막으로 팀만의 그라운드 룰을 수립했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김지수 과장은 최종적으로 그라운드 룰을 수립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인디게임 창작자는 고용 관계로 묶이지 않았기 때문에 팀워크나 협업 정책이 미정립된 상태에서 여러 문제를 겪게 된다”라며 "좋은 팀에서 좋은 게임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약속과 원칙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1단계: 일하는 방식에 대한 진단으로 확인한 '다름'의 의미
참가자들은 각자의 협업 스타일과 관련된 사전 진단에 참여해 팀원들의 업무 성향을 파악했다. 예를 들어, ‘업무와 관계 중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하는가?’에 관한 질문에 ‘업무 중심’ 스타일을 가진 참가자는 “인맥은 나중에 쌓으면 된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한다”라는 항목을, ‘관계 중심’ 스타일을 가진 참가자는 “일을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관계를 돈독하게 해야 한다”, “시간을 갖고 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라는 항목을 선택했다.
바다 오 스튜디오 김하윤 디자이너의 업무 성향은 같은 팀의 다른 두 명과 크게 달랐다.
"커뮤니케이션 스타일과 업무 접근 방식에서 팀원들의 업무 성향과 큰 차이가 있었어요.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한 이런 차이점들을 통해 팀원들의 일하는 방식과 평소 가치관 및 행동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죠. 그동안 겪었던 갈등이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업무 스타일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팀원들이 서로의 차이를 '문제'가 아닌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습니다.”
2단계: 현재 상황 진단과 가치 중심의 상호 이해
참가자들은 회의, 커뮤니케이션, 작업 관리 등 주제별로 '현재 잘하고 있는 것'과 '아쉬운 것'을 메모지에 적었다.
바다 오 스튜디오 팀원들은 '잘하고 있는 것'으로 월말 포스트모템을 꼽았다. 포스트모템이란, 프로젝트나 활동이 끝난 뒤 그 과정과 결과를 분석, 평가해 잘된 점과 아쉬운 점을 뽑아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사후 점검 방식을 일컫는다. 바다 오 스튜디오 팀은 월말에 모여 협업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이 갈등 관리에 도움이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반면 '아쉬운 것'으로는 커뮤니케이션 실수로 인한 작업 관리 방식의 혼선과 일정 지연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노션에서 캘린더에 중복된 일정과 정보가 들어가면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었고, 일정 지연 상황도 개선이 필요한 상태였다.
3단계: 실용적 그라운드 룰의 탄생
워크숍의 하이라이트는 ‘그라운드 룰’을 수립하는 과정이었다. 팀원들은 앞서 파악한 이슈들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그라운드 룰을 만들었다.
바다 오 스튜디오는 두 번째 세션에서 파악한 아쉬운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일정과 업무 내용을 구분해서 작성하는 효율적인 캘린더 활용 규칙을, 만들었다. 직관적으로 업무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 캘린더에는 일정만 기입하고, 업무 내용은 별도로 작성하는 방식이다. 또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최소 2일 전에 팀 내 상황을 공유해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총 6가지의 실용적인 그라운드 룰이 완성됐다.
인디게임 창작자의 미래를 위한 투자
이번 워크숍에서 스마일게이트는 그동안 쌓아온 조직 운영 노하우를 인디게임 창작자들에게 전수했다. 스마일게이트 인재문화실과 퓨처랩의 협력으로 탄생한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더 많은 인디게임 팀들에게 협업의 효율성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관호 프로그래머는 “이번 워크숍으로 팀에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갈등 관리나 요구 전달, 배려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팀원들 각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만큼 감정적으로도 서로 더 배려하게 될 것 같다”라고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소감을 밝혔다.
인재문화실 양다운 대리는 참가팀들이 워크숍을 통해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가라는 물음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창작자들이 자신과 팀원들의 서로 다른 업무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한발 나가서 갈등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그라운드 룰을 정립했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이번 워크숍이 이러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마련해 팀의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기를 바랍니다.”
좋은 팀에서 좋은 게임이 나온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구체적인 솔루션. ‘팀 협업 문화 만들기’ 워크숍으로 스마일게이트가 제시하는 협업의 노하우가 인디게임 개발 현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한다.
단, 콘텐츠를 기사에서 인용 시 ‘스마일게이트 뉴스룸’으로 표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