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가 IP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가 열어 갈 VR 게임의 미래 2023-04-25

“새로운 재미는 새로운 기술만이 줄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이상균 실장 



2023년 여름, 스마일게이트의 메가 IP ‘크로스파이어’를 최초로 가상현실(VR)로 확장시킨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이하 시에라 스쿼드)가 출격한다. 전세계 10억 명 이상이 플레이한 한국 대표 IP ‘크로스파이어’의 VR 게임 ‘시에라 스쿼드’.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최대 게임 개발자 축제 GDC(게임개발자콘퍼런스)에서 프리미어 공개돼 스토리텔링과 몰입감 등 모든 면에서 극찬을 받았다. “이런 VR 게임을기다렸다”는 현지 게이머와 관람객의 호평이 줄을 이었다. 

‘시에라 스쿼드’의 개발 총괄을 맡은 이상균 실장을 만나 스마일게이트가 열어 갈 VR 게임의 미래에 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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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에라 스쿼드’는 2022년 11월 공식 트레일러를 공개했을 때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의 메가 IP ‘크로스파이어’를 VR로 확장시킨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시에라 스쿼드’가 탄생하기까지, 오랜 고민과 다양한 시도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고민했던 개발 방향,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개발에 착수했는지 궁금합니다.

2016년 말 스마일게이트에 입사했을 때부터, 제 목표는 VR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슈터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때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장인아 대표님께 “크로스파이어 VR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게임은 실패해도, 절대 IP가 실패하면 안됩니다.” VR 게임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으니, VR 스튜디오 내부에 노하우를 축적하는 게 먼저라고 하신 거죠. 이후 제가 속한 VR스튜디오는2019년 VR 게임 ‘로건’과 ‘포커스온유’를 만들었고, 글로벌 VR 시상식 ‘VR코어 어워드’에서도 ‘포커스온유’가 대상, ‘로건’이 최고 예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얻었어요. 이렇게 스튜디오에 경험치가 쌓이면서, 드디어 크로스파이어를 VR 게임으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거죠.

Q. “게임은 실패해도, 절대 IP가 실패하면 안된다”는 표현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그만큼 메가 IP ‘크로스파이어’의 가치를 높이고,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과정도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상균 실장님은 게임 개발자로 활약하시기 전에 작가로 활동하셨던 경험이 있으시잖아요. 그 경험이 ‘시에라 스쿼드’의 스토리텔링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요.

‘크로스파이어’는 ‘크로스파이어 유니버스’라는 ‘마블 유니버스’에 맞먹는 거대한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이 유니버스를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어서, 협업을 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시에라 스쿼드’는 ‘크로스파이어’의 프리퀄로 시간 순으로 따지면 가장 앞 부분의 이야기이고, ‘크로스파이어’의 메인 테마인 글로벌 리스크와 블랙 리스트의 대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외전으로 만들었어요. 게임 제목인 ‘시에라 스쿼드’가 스토리를 압축한 거죠. 군대에서 보통 중요한 타격 부대는 알파, 브라보, 찰리, 델타처럼 알파벳 앞자리의 이름을 땁니다. 시에라는 S, 그러니까 후방 부대로 평범한 치안 유지 등을 담당하는 팀인데 이들이 굉장히 중요한 일에 휘말리게 되는 스토리인 거죠. ‘크로스파이어’의 전체 테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외전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작가적 상상력이 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유저들이 원하는 건, VR 체험이 아닌 VR 게임이다”

Q. “VR 게임을 만들기 위해 스마일게이트에 입사했다”라고 이야기하실 정도로, 이상균 실장님의 VR 게임에 대한 비전이 확고하신 것 같습니다.

게임 개발자로서 저는 예전부터 ‘새로운 재미는 새로운 기술만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세계적인 슈터 게임인 ‘콜 오브 듀티’ 같은 대형 타이틀도 요즘 플레이하면 확실히 재미가 떨어집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도 하던 걸 계속하는 느낌, 똑같은 게임을 수십번 반복하는 느낌이 들면 재미가 떨어지거든요.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거죠. VR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이 기술이 새로운 재미를 경험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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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시에라 스쿼드’를 공개할 당시 “VR 체험보다 진짜 VR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기존의 VR 게임에서 경험하지 못한 ‘시에라 스쿼드’만의 강점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지금까지 VR 게임들은 ‘신기한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초기엔 편의점 주인이 되서 바코드를 찍어보는 식의 잡 시뮬레이터 같은 VR 게임이 나왔죠. 그런데 제가 VR 게임 시장을 관찰한 결과, 유저들이 원하는 건 ‘체험’이 아니라 ‘게임’입니다. 재미에 충실한 ‘게임’을 원하는 거죠. 그래서 ‘시에라 스쿼드’도 게임의 본질에 집중했습니다. 물건을 집어서 살펴보는 식의 흔한 VR 체험이 전혀 없습니다. 총을 쏘고, 상대 진영을 폭파시키는 ‘게임으로서의 쾌감’에 집중했어요. VR이 본질적으로 ‘게임’ 본연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수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Q. 지난 3월, GDC(게임개발자콘퍼런스)에서 ‘시에라 스쿼드’를 프리미어 공개했을 때, 현지 반응은 어땠나요?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이런 VR 게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도 들었고요. VR 게임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 게임 시장의 1% 밖에 안됩니다. 그런 만큼 VR 게임 마니아들은 더욱 좋은 게임에 목말라 있었던거죠.’시에라 스쿼드’는 그들이 기다렸을 법한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시에라 스쿼드’처럼 완전히 ‘게임 같은’ VR 게임이 많지 않으니까 유저들이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Q. 최근 ‘챗 GPT’를 시작으로 고도화된 AI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시에라 스쿼드에서도 고도화된 AI를 통해 17종류의 적군을 구현했습니다. 적군을 구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 그리고 AI 적군과 플레이할 때의 유저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재미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VR 슈터 게임에선 ‘총을 쏜다’는 경험 자체가 신기하기 때문에, 대부분 종이 간판 같은 좀비들이 나타나면 그 표적을 쏘는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슈터 게임에선 적들도 진영을 짜고, 나를 향해 포위망을 좁혀오고, 내가 탄창이 떨어졌다고 판단될 때 나를 공격하는 식의 ‘적군의 전략’도 중요한 재미 요소입니다. 그런데 이걸 해낸 VR 게임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액션 표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플레이어가 공격했을 때 적군이 그에 반응하는 느낌이거든요. 저희가 챗GPT를 사용한 건 아니지만,(웃음) ’시에라 스쿼드’는 고도화된 AI 적군과 상대하는 재미가 있어요. 적이 지능적으로 변한거죠. ‘시에라 스쿼드’의 적군은 플레이어와 심리전을 합니다. 플레이어가 적을 조준하면, 적은 자신이 조준된 걸 알고 숨는데 그때 적군이 플레이어를 속이는 전략을 쓸 줄 압니다. 인공지능은 예측이 가능하면 재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플레이어가 AI 적군을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디자인했습니다. 또 이런 적군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플레이어도 적군의 약점을 공략할 다양한 전략을 짜는 재미가 커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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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튜브에 공개된 ‘시에라 스쿼드’ 공식 예고편의 댓글에서 인상적인 멘션은 ‘시네마틱’하다는 코멘트였습니다. ‘시네마틱’이라는 키워드는 크로스파이어 IP의 ‘핵심 키워드’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시에라 스쿼드’의 어떤 점이 ‘시네마틱’이라는 변별력을 가져온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 댓글을 봤습니다. 유저가 말한 ‘시네마틱’이라는 표현은 ‘영화에 준하는 비주얼의 퀄리티’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트 스태프들이 게임 업계의 베테랑 스태프들이거든요. 그들의 예술적 재능이 우리 게임의 비주얼 퀄리티를 ‘영화’처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Q.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 대표 IP 입니다. 이번 ‘시에라 스쿼드’는 스토리텔링 면에서도 본편의 ‘외전’으로서 스토리를 확장했습니다. 세계관을 확장하는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을까요?

스토리 면에서는 ‘정갈한 스토리텔링’을 중시했습니다. 전체 스토리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연관성을 갖고, 향후에도 ‘크로스파이어 유니버스’를 확장시킬 프로젝트와 부딪치지 않도록 만들었어요. 슈터 게임의 쾌감에 집중하면서도, 짧고 단순하지만 정갈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

Q. VR 게임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VR 기기의 완성도와 상용화입니다. ‘시에라 스쿼드’가 플랫폼 파트너로 플레이스테이션 5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일 것 같습니다. PS 5 VR 구현의 특장점이 궁금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5의 VR 2와 ‘시에라 스쿼드’의 런칭 시점이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사업적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이 크로스파이어의 글로벌 확산에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로스파이어가 세계 넘버원 IP지만, 주요 시장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입니다. VR 게임 시장은 그 소비층이 주로 서양, 북미 유저거든요. ‘크로스파이어’ IP로 북미에서 승부하기에 플레이스테이션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현재까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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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메타(전 페이스북)가 발표한 ‘2022 게임 마케팅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영국 등 다른 국가 대비 VR 게이밍 이용 비율이 높습니다. 국내에서 VR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하지만 VR 게임이 풀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VR게임 시장의 성장을 위해 넘어서야 할 ‘도전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개발자의 관점에서 견해가 궁금합니다.

한국 VR 게임 유저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심리적 장벽이 있어요. 고가의 VR 장비를 구입해도, 할 수 있는 게임의 수가 적다는 거죠. 게임 하나를 플레이하기 위해 고가의 VR 장비를 구입하는 게 맞나?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결국 VR 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가 늘어나야 합니다. 좋은 VR 게임이 많이 나와야 유저들이 VR 장비를 흔쾌히 구입해 게임을 즐기고, VR 게임 저변을 넓히면서 시장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선 ‘시에라 스쿼드’가 조금이나마 VR 게임 시장 확대에 일조를 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Q.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6년까지 VR게임 분야가 전체 시장 규모의 25% 이상으로 성장할 블루오션이라 전망했습니다. 이상균 실장님께서는 앞으로 VR 게임 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VR 게임 시장이 블루 오션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VR 게임을 해보면 확실히 지금까지의 게임과 ‘다른 경지’의 체험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다만 누구나 VR 게임을 쉽게 즐기기 위해서는 VR 장비가 더 저렴하게 대중적으로 보급되어야 합니다. 결국 기술의 문제인데, 기술은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죠. 초기 VR 장비를 사용했을 때는 소위 ‘픽셀’이 보였어요. 내 눈 앞에 가상 현실 세계가 펼쳐져 있긴 하지만, 내가 ‘스크린’을 보고 있다는 걸 인식하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이제 4K 영상이 가능해져서 훨씬 더 생생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10년 정도 걸렸는데, 앞으로는 더 빠르게 발전할 거라고 봅니다. 그 시간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일반적으로 ‘VR 게임’하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 떠오릅니다. 앞으로 언제쯤이면 그 정도의 몰입감을 즐길 수 있을까요? 또 '시에라 스쿼드’를 시작으로 스마일게이트가 펼쳐 낼 ‘VR게임의 미래’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도 <레디 플레이어 원>을 봤는데, 현재로선 영화적 상상력이긴 하죠.(웃음) 챗GPT 인공 지능이 게임을 만들어내는 수준이 되지 않는 한, 그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와 볼륨을 동시 접속 게임으로 즐기는 건 어렵지 않을까요. 하지만 지금의 기술 발달 속도로 본다면 불가능은 아닐 겁니다. 수십 년 안에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게임 개발자로서 저의 본질은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있어요. 일단 ‘시에라 스쿼드’를 통해 “이제 정말 완성도 높고 해 볼만한 VR 슈터 게임이 나왔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는 것이 현재의 비전입니다. 그래서 VR 게임 시장의 확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VR 슈터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해서 기쁩니다. 이번이 스마일게이트 VR 스튜디오의 첫 슈터 작품이고,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또 해나가야겠죠.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슈터가 굉장히 만들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동시에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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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렵고, 동시에 가장 재미있으셨나요?

모든 게 처음이었으니까요. 예를 들면 프로토 타입에서 총을 쏘는데, 뭔가 이상한 거예요. 그런데 어떤 점이 이상한지 모르겠는 거죠. 계속 연구를 하다가 총이 발사되는 시점과 사운드가 들리는 타이밍이 아주 미세하게, 0.05초만 어긋나도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렇게 끊임없이 ‘진짜’ 같은 경험을 만드는 연구가 어렵고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은 ‘시에라 스쿼드’를 만들면서 ‘총 덕후’가 된 친구들이 여럿입니다.(웃음)

Q. 시에라 스쿼드를 만들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꼽으신다면요?

가장 기뻤던 순간은 GDC(게임개발자콘퍼런스)에서 시에라 스쿼드를 공개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게임을 만들 때 개발 초기에는 일주일에 10% 씩 재미 있어지거든요. 그런데 후반으로 가면 한달에 1% 더 재미있게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마지막에 1~2% 씩 더 완성도를 높이는 게 너무 어렵고 고통스러운 구간인데, 그 시기에 오면 자신감이 떨어지죠. 우리 목표는 100점짜리 게임인데, 지금 90점도 안되는 게임을 내놓는 게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우울해지죠. 그런데 GDC에서 유저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저희 팀 사기도 높아졌습니다. 보람도 느꼈고요. 이제 남은 시간 동안 100점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되지만, 마지막까지 완성도를 높여서 출시할 계획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번 GDC(게임개발자콘퍼런스)에서 북미 유저들을 접했을 때 총을 전혀 다뤄본 적 없는 유저들도 많다는 점이었어요. 한국 남성 유저들은 대부분 총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고 있거든요. 군대 경험이 있으니까, 총알이 떨어지면 탄창을 바꾸는 방법 같은 걸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해외 유저 중에는 아예 총을 만져본 적 없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신선한 차이였어요. 그래서 총을 이미 굉장히 잘 다루는 사람부터 총을 전혀 다뤄본 적 없는 사람까지, 모든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시에라 스쿼드’에 만족할 수 있는 유저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남은 기간 동안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Q. 게임 개발자이자, 아티스트로서 이상균 실장님이 이루고 싶은 꿈, 목표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라캉이라는 철학자에겐 ‘오브제아(objet a)’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를 미학적으로 얘기하면 예술가가 대상에서 획득하지 못한 결여, 라고 말할 수 있어요. 예술가가 예술의 대상을 작품으로 옮길 때, 그 대상을 100% 온전하게 모두 작품에 옮길 수 있을까? 그럴 순 없다는 겁니다. 예술가의 욕망은 여전히 결여된 채 대상에 남아 있고, 그래서 예술가는 자기가 만든 작품에 끝끝내 만족할 수가 없다는 거죠.
게임 개발자이자 아티스트로서 제 꿈은 ‘오브제아’가 남지 않는, 제가 하고 싶은 100%를 담아낸 게임을 만들어보는 겁니다. 물론 불가능에 가깝고, 지금의 제 수준으로는 굉장히 정진해야 하겠지만요. 언젠가 게임을 만들고 나서 아쉬움은 없고, 후련함만 남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가 올 지는 모르겠네요.(웃음)

Q. 시에라 스쿼드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저희 VR 스튜디오의 첫 슈터 게임이어서, 모든 부분의 완성도를 최고로 만들었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총을 쏘고 적과 대결하는 액션 쾌감 하나만은 굉장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에라 스쿼드’라는 게임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주는 새로운 재미를 체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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