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들을 위해 만든 게임이 다른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2025-01-24

스마일게이트는 미래 세대가 행복한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를 위해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보유한 기업을 찾아 투자해 성장과 혁신을 지원한다신규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스타트업개러지에서는 스마일게이트와 인연을 맺고 ‘소셜 임팩트를 확산시키는 기업을 톺아본다.

“스마일게이트는 바이브(Vibe, 분위기)가 좋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SIV)와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OPF)으로부터 투자와 지원을 받은 김정은 ‘잼잼테라퓨틱스’ 대표는 SIV와 OPF를 이렇게 표현했다.

바이브의 사전적 뜻은 ‘전달되고 느껴지는 감정 또는 장소의 분위기’다. 분위기를 통해 감정과 공감이 전달된다는 의미다.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SIV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공감하고 위로했다. 김 대표의 다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잠재워줬다. OPF는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멘토링과 투자자 네트워크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사업의 방향성과 전략적인 조언을 제공했다.

사실 김 대표는 초기에는 투자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큰 가능성과 방향성을 열어준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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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뉴스룸과 인터뷰하고 있는 잼잼테라퓨틱스 김정은 대표


그가 이끄는 잼잼테라퓨틱스는 뇌성마비 등으로 재활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한 재활 게임을 제작, 서비스하는 회사다. 태블릿PC 전면 카메라로 손동작을 인식해 ‘상지’(‘팔’을 전문적으로 이르는 말) 재활 운동을 통한 뇌 가소성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이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듯 재밌게 재활치료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별도 장비 없이 집에서 간편하고 연속성 있게 접근할 수 있다.


게임이라고 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게임의 재미가 떨어져 재방문을 유도하지 못하거나 게임에 무게를 둬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다른 기능성 게임과는 다르다. 오랜 기간 장수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기획자로 커리어를 쌓은 김 대표의 기획력이 ‘몰입’을 만들었다. 남다른 몰입도는 재활 장벽을 낮췄다. 재활 동작은 자주 많이 따라할수록 효과가 크다. 자주 접할수록 호전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덕분에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싸고 연속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오프라인 방문 단독치료 방식의 어려움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누구나 손쉽게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센터 재활 치료 이후 가정에서 사용하거나 게임 단독 사용으로도 어린이의 재활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잼잼테라퓨틱스는 SIV, OPF의 투자와 지원에 힘입어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판교에 재활 센터도 열었다. 오프라인과 디지털 치료를 결합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리적 접근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앱 기반의 디지털 솔루션으로 치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다. 덕분에 더 높은 효과와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뇌성마비 자녀를 둔 부모님이 앱과 센터 그리고 재활 과정에 좋은 평가를 주고 있다.



대한민국 굴지의 회사를 다니다가 재활 치료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자녀가 뇌성마비 장애가 있다. 재활치료를 다니는 데 너무 힘들었다. 이동도 멀고 가격도 비쌌다.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분야만 지금 세상과 너무 동떨어진 과거에 멈춰 있는 듯했다.


그래서 집에서도 재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앱을 만들게 됐다. 재활은 교과서에 동작이 있다. 대표적으로 ‘잼잼’이 있다. 이 ‘잼잼’ 동작을 넣어 아이가 따라할 수 있도록 외주 도움을 받아 앱을 만들었다. 이걸 아이가 좀 해보더니 강직이 없어졌다. 근육이 느슨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정말 큰 효과였다. 그래서 창업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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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잼테라퓨틱스 홈페이지 화면


엄마의 마음을 담아 시작했지만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게임이 재미있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 개발하면서 어떤 점을 많이 고민했는지 궁금하다.

장수 온라인게임 기획자로 10년 일했다. 리텐션을 위해 높은 개념의 보상을 구현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게임을 만들면서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4살, 5살, 6살 또래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아이들의 뇌는 도파민에 과도하게 노출된 어른의 뇌와 다르다. 작은 비주얼 피드백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그래서 게임을 만들 때 저자극으로 만들려고 했다. 우리 아이를 위해 만든 게임이고 이 게임을 하는 친구들도 그렇기를 바랬다. 자극적이지 않은 게임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길 원했다. 순한 맛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게임을 만들면서 세운 목표 중 하나가 ‘템포’였다. 게임의 템포가 아이를 끌고 가지 않고 아이가 게임 속도를 결정하게 했다. 게임을 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대신 스토리라인이 있어서 아이가 스토리를 보고 싶어서 손을 계속 쓰게끔 유도했다.


우리 제품이 지속 가능한 솔루션이 됐으면 했다. 이런 시도는 우리 제품이 처음이 아니다. 수백가지의 제품이 있었으나 생존하지 못했다. 허들이 높아 사라지는 제품이 많은 분야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효과를 주는, 정말 좋은 가치를 주는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지금까지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한 아이가 게임을 하고 주먹을 쥘 수 있게 됐다는 사연을 들었다. 이것이 바로 아이의 가능성이다. 아이는 한 번도 손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기 때문에 쓰게 도와주면 쓸 수 있다. 아이는 게임을 하고 싶으니까 잘 안 돼서 화가나도 오기로 했던 것이다. 게임 속 보상 받기 위해 능동적으로 치료에 임했고 주먹을 쥘 수 있게 됐다. 


이 소식을 들은 날이 첫 투자금이 들어오던 날이었다. 투자금 소식보다 이 소식이 정말 좋았다. ‘그래 이런 거 하려고 이걸 만들었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가슴이 벅찼다.


어떤 아이는 주 3회씩 월 300만원을 내면서 재활치료를 받았는데 우리 게임을 하면서 주 1회로 센터 치료를 줄이고 집에서 꾸준하게 재활을 했다. 그 결과 정말 좋아졌다. 디지털 재활이 가정의 금전 부담을 줄이면서도 좋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더 확산시키고 싶다.


재구매율이 높은 점도 기억에 남는다. 이용자들의 니즈가 큰 분야인데 방향성을 맞춰서 만들어 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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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잼테라퓨틱스 홈페이지 화면


게임을 출시하고 스마일게이트의 투자를 받았다. 투자를 받은 뒤 어떤 점이 가장 다른가?

인사이트다. 도전을 하게 만드는 말을 해준다. 그 중 하나가 오프라인 재활센터다. 막연히 ‘언젠가는 열어야지’라고 생각만 했는데 투자를 받으면서 시작했다. 투자도 투자지만 스마일게이트가 제안을 줘서 시작했다.

사실 주위에 반대도 있었다. 너무 초기여서 위험부담이 있다는 우려였다. 일단 진행했고 지나서 하는 이야기지만 정말 잘 한 거 같다. 덕분에 센터에 와서 오프라인 평가받고 집에서 게임으로 재활하는 등 접근성이 개선됐다. 좋은 조언과 투자금 덕분에 도전을 하지 않았나 싶다.


투자 받고 재활 센터를 개원했다. 게임과 같이 병행하는 치료의 반응은 어떤가?

재활센터는 단순한 치료 공간이 아니다. 부모와 아이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여기에 게임을 더해 치료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


센터에서는 고전적인 재활치료를 한다. 집중해서 의사 선생님 주도로 치료를 진행한다. 그리고 집에서 부수적으로 자주 움직일 수 있도록 게임을 한다.


디지털로 물리적인 센터를 치환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센터를 주 3일, 5일 갔다면 주 1회 가고 집에서 솔루션으로 지속 치료를 하는 접근이다. 학교 수업을 듣지만 과외를 하는 것과 같다. 뇌성마비 자녀를 둔 부모님이 앱과 센터 그리고 재활 과정에 좋은 평가를 주고 있어 뿌듯하다.


센터 입지 조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교통이 좋아야 한다. 주차장이 넓고 도로도 쾌적해야 한다. 이런 입지를 가지고 있는 도시에 가면 굉장히 많은 재활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놀라게 된다. 나도 이런 세계가 존재하는지 몰랐다. 왜냐면 장애인은 분리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면 뭘 어떻게 할지 모른다. 우리가 그들에게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가성비 있게, 너무 많은 정보를 찾아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생태계 변화를 꿈꾼다. 현재 재활 치료 부분은 너무 구식이다.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뉴욕에서 우리 제품을 이용해 주는 분이 말하길 뉴욕은 30~40분 센터 치료를 받는 데 200달러라고 한다. 그럼에도 다닐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으면 그 자체로 매우 뿌듯하고 좋을 것 같다.


스마일게이트와 함께해서 좋은 점에 대해 말해달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스마일게이트 사람들은 바이브가 좋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을 해준다. 급급해 하지 않는다. 위로해주고 위안해준다. TIPS를 준비할 때였다.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을 때 “괜찮아, 하면 되지”라며 다독여줬다. 닦달하는 VC가 많다고 들었다. 그런데 스마일게이트는 그렇지 않았다. 다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잠재워줬다. 너무 좋았다. 


선배에게 하듯 물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앓는 소리도 하고 고민 상담도 했다. 대표들은 그 길을 걸어본 사람, 경험해 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원한다. 이런 점에서 스마일게이트 지원 프로그램은 먼저 그 길을 가본 사람이 몇 년의 세월을 압축해 들려주는 듯해 좋았다. 서류로만 판단하기 보다는 ‘내가 해봤어’, ‘원래 그래', ‘지나면 나아져' 같은 말을 해줬다. 위로와 공감을 많이 해줬다.


오렌지플래닛 입주 기업이라는 것도 도움이 됐다. 명함에 ‘오렌지플래닛’이 적혀 있으면 좋은 반응이 나온다. 약간 인정받은 스타트업 같은 느낌이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받았다고 하면 ‘오~ 거기서 받았어?”하는 소리도 듣는다.  초기 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를 받으면 확실히 이후 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 SIV와 OPF가 한 건물에 있는 것도 좋았다. 엘레베이터만 타고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접근성이 좋아 큰 도움이 됐다. 또, 사소한 점으로 건물에 락스타 창업자 댄 하우저가 방문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이런 사람을 언제 만나보겠나?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느낌이었다. 


향후 계획과 비전이 궁금하다.

2025년까지 재활 동작의 다양성을 17개 이상으로 확장하고, 더 많은 사용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유명 지식재산권(IP)과 협업하여 유아용 콘텐츠 기반의 새로운 게임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속 가능한 재활치료 솔루션을 만들고자 한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가족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희망과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 되고 싶다. 


범위를 넓히고 싶은 생각도 있다. 뇌졸중도 뇌성마비와 같은 솔루션이 적용된다.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서 니즈가 제일 높은 타겟을 찾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모델 개선, 다양한 재활운동 콘텐츠 개발, 신규 사용자 모집 등에 나설 계획이다. 장애 아동 재활 접근성을 높이고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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