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 스토어, 상업적 PC 패키지게임 심의·출시 간편
창작자 육성부터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스토브인디
스토브인디가 창작자 워크숍을 진행하는 모습.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스토브'는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ESD(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다. 쉽게 말하면 마트에서 장보듯 게임을 거래하고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인디 개발자들은 이곳에서 게임을 판매하고, 유저들과 소통하며 커뮤니티를 이룬다.
인디 개발자들이 스토브를 찾는 까닭은 국내에서 상업적 게임 출시가 가장 간단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유저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게임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을 받는다. '스토브인디'라는 레이블이 창작부터 글로벌 유통까지 지원한다.
인력·경험 부족한 팀에 펀딩·워크숍 등 지원
소수 인원이 게임을 만들다 보면 자금 및 유통 문제와 마주한다. 자금 문제는 최근 들어 생성형AI가 발전하면서 다소 완화했다. 기획만 가지고 코딩은 AI에게 맡기며 개발자를 대체한다. 리소스도 유니티나 에픽게임즈 애셋스토어에서 조달하면 전문가를 채용하지 않아도 된다.
상용 애셋 비중을 줄이고 개성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림월드'로 유명한 타이난 실베스터는 1인 개발로 시작했지만, 완성도를 높이려 아트와 사운드 인력을 구하기 위한 펀딩을 진행했다.
혼자서 리소스까지 해결한 사례도 드물지만 있다. 기자는 6년 전 플레이엑스포에서 손수 도트를 찍고 유니티엔진으로 로그라이크 게임을 만들었다는 고등학생을 만났다. '스타듀밸리' 개발자 에릭 바론은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사운드를 모두 할 줄 아는 괴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인력과 자금 문제로 인해 프로젝트를 마치지 못하고 공중분해하는 팀이 대다수다. 이 같은 팀들에게 기회를 주고 유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스토브인디다. 스토브인디는 가능성이 있는 팀을 선정해 펀딩과 게임 유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토브인디가 펀딩 지원 프로그램 '펀딩팩'을 통해 지원한 게임은 지난해 기준 9개다. 펀딩 성공률은 100%였다. 체험판 유저 피드백 프로그램인 '슬기로운 데모생활' 참가 게임은 126개였고, 창업·개발·마케팅·론칭 등 노하우를 공유하는 워크숍 '창작자성장 튜토리얼'은 211팀이 들었다.
스토브 스토어에 입점한 게임들.
인디 개발자라면 누구나 타이난과 에릭의 성공 신화를 재현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출시하는 것 자체가 난관이라는 걸 깨닫는다.
우선 심의가 문제다. 한국에서 상업적 게임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아야만 한다. 어떤 카테고리로 신청해야 유리할지, 신청 서류는 어떻게 준비할지부터 막막하다.
심의 비용도 최소 3만 원, 최대 200만 원대다. 개인이나 소규모 팀의 경우 50% 감면 혜택을 받지만 학생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인 스토브는 입점하는 게임들의 심의 비용을 지원한다. 등급분류심의 신청 방법도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준다. 인디씬에서 스토브를 주목하는 이유들 중 하나다.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스토브가 '서브컬처 게임'에만 장벽이 낮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오해다. 자율 입점이 가능해 모든 장르를 평등하게 대우한다.
실제로 13일 기준 스토브 입점 게임 1295개 가운데, 장르를 어드벤처, 액션, 캐주얼로 설정한 게임은 중복 포함 각각 313개, 290개, 252개다. 비주얼노벨로 분류한 259개 보다 많거나 비슷하다.
인디게임보다 큰 규모의 게임에도 열려 있다. 이와 관련해 스토브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창작자 친화적인 자율 입점이기에 인디게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작 타이틀도 입점해 있으며 향후 계속해서 많은 타이틀들이 입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브에서 서브컬처 게임이 눈에 띄는 건 사실인데, 이에 대해서는 "서브컬처 창작자들이 스토브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프로모션 타이밍, 출시 전략, 텀블벅 후원 등 다양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토브인디 글로벌 퍼블리싱 타이틀.
스토브인디는 스토브 스토어뿐 아니라 '스팀' '닌텐도스위치' 'PS5' 등 타 플랫폼 퍼블리싱 사업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창작자 육성부터 상업화, 해외 진출까지 모색해 게임업계의 저변을 넓히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창작자와 스토브인디 서로 얻는 게 있다. 창작자는 지원 프로그램과 유저 피드백을 받으며 해외시장에도 게임을 낼 수 있고, 스토브인디 입장에서는 퍼블리셔로서 부족한 경험을 채울 수 있다. 스토브인디는 외산 게임들의 글로벌 배급도 준비 중이다.
대중들 사이에서의 스토브 스토어 인지도도 커지고 있다. 아직 지난해 지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무료게임 배포나 세일 이벤트 등으로 패키지게임 유저들에게 꽤 친숙한 브랜드가 됐다.
모든 게임에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전략도 유저 접근성을 높인다. 출시일이 한참 지나 한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임들이 이곳에서 빛을 보는 경우가 많다. '아톰RPG' '샌드 오브 살자르' 등은 해외에서 수십 만장 팔린 게임이지만 스토브의 지원 이후에야 한글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스토브는 앞으로도 인디게임 생태계를 지원할 방침이다. 스토브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그룹 차원에서 관심이 높았던 인디게임을 하나의 산업으로 바라보고 생태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스토브인디를 선보이게 됐다"며 "그룹 전체적으로 인디게임 지원을 하고 있으며 스토브는 이를 연계하는 상업적 플랫폼으로서 인디게임 전체를 포괄하는 완성형 지원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975moto@gmail.com
※ 기사 출처 : 뉴스포스트 2025년 3월 14일자 "인디 개발자들은 왜 '스마일게이트 스토브'를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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