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간의 3대 욕구는 생존과 직결된 식욕, 수면욕, 그리고 종족 번식을 위한 성욕이다. 나이가 들면서 식욕과 성욕이 점점 감퇴해도 우리는 게이머니까 괜찮다. 게임을 더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
그 중 식욕은 생존과 직결돼 있다. 'OO맛집' 검색어는 늘 인기다. 음식 오디션 프로그램은 언제나 성황이다. '푸드 포르노'라는 단어가 생겨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먹고자 하는 욕구와 그로 인한 생존의 감각을 모았다. 포장마차 한 채로 추억을 더듬고, 우주까지 피자를 배달하고, 떡볶이 한 솥에 기합을 담고, 폐허 위에서 마을을 다시 살리고, 칼 한 자루로 보스를 베는 이야기다. 목적지는 달랐다. 그러나 한 가지는 같았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포장마차: 한국 길거리 음식 경영 시뮬레이터
눈이 내린다. 고가도로 아래, 주황빛 백열 전구가 켜진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홍합탕과 어묵 국물이 뒤섞인 향기가 주황색 천막 안으로 번진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퇴근 후 혼자 끼니를 해결하려는 이, 힘든 일을 소주 한 잔에 털어내려는 이, 술기운을 빌려 고백하려는 이, 꽁냥꽁냥한 커플까지. 천막을 걷고 들어온다.
이처럼 우리 기억 속 낭만으로 남아있는 포장마차를 운영할 수 있는 게임이 있다. ‘포장마차: 한국 길거리 음식 경영시뮬레이터’. 말 그대로 포장마차 경영 시뮬레이터다.
해외에서 백수로 지내던 주인공은 엄마의 압박에 못 이겨 삼촌과 함께 포장마차를 시작한다. 플레이어는 포장마차의 전반적인 운영과 재고 관리를 담당한다. 삼촌이 요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손님의 주문을 받고, 원활한 홀 운영을 이끈 게 목표다.
다양한 사건과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가게를 키우고, 손님을 관리하고, 재료를 조달하며 수익을 내야한다.
준비한 만큼 팔리고, 게으른 만큼 손해 난다. 국물 끓는 소리, 손님들의 웅성거림, 차가운 바람 속 따뜻한 공기. 사운드 하나하나가 포장마차 안 공기를 만든다.
가격도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은 지금, 과거의 포장마차가 그립다면 한번쯤 플레이해봐도 좋을 게임이다.

구구 피자: 우주 정거장으로 피자 배달이라니? 사장님, 이건 좀 아니잖아요!
전화가 왔다. 우주정거장이란다. 하와이안 피자 5판을 배달해달라고 한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요즘 팔아버린 '데스티니테크100' 때문에 배가 아플 지경인데 우주정거장에서 전화질이라니.
하지만 구구피자 사장님은 망설이지 않는다. 본인이 배달을 가지 않기 때문이다. 비둘기 배달원을 우주로 보낸다.
'구구피자'는 2D 플랫폼 항아리류 게임이다. 핵심은 균형이다. 피자를 떨어뜨리면 안 된다. 좌우 균형을 잡으며 장애물을 피하고, 플랫폼을 밟고, 높이 올라간다. 쉬워 보인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어렵다. 많이 어렵다.
너무 어렵다면 어시스트 모드를 켤 수 있다. 원래 설계 의도와는 다른 플레이 방식이지만, 이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에게 아량을 베푼다.
이 게임의 매력은 제목이다. '사장님, 이건 좀 아니잖아요!' 맞다. 아니다. 그래도 배달한다. 어디든 간다. 우주도 예외는 없다.
참, 이 게임 하면서 처음 알았다. 하와이안 피자 원산지는 캐나다다.

군자 떡볶이
스토브에 있는 ‘군자 떡볶이’를 보면서 한 가지 추억이 떠올랐다.
난 인생 대부분을 성수동에서 보냈다. 나가 놀 때는 왕십리, 건대, 군자, 압구정에서 사람을 만나곤 했다. 이 중 군자는 2호선과 5호선, 7호선이 교차하고 서울 동북부·중부·동부를 잇는 버스 노선이 빼곡해, 20대부터 50대까지 뒤섞인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군자엔 유난히 떡볶이 노점이 많았다. 어렸을 때는 돈이 없어 오징어 튀김은 하나만 시켜 여자친구만 먹였다. 순대를 함께 못 시켜준 게 아직도 그렇게 한으로 남는다. 삶은 계란 노른자를 떡볶이 국물에 비비느냐 안 비비느냐로 크게 싸웠던 기억도 있다.
이런 기억에 취해 ‘군자 떡볶이’를 플레이했다. 그리고 1시간가량 플레이한 뒤, 머릿속 추억은 사라지고 점장님의 자산과 주문 성공률만 남았다. 옛 추억 따위는 클리어 앞에 잊혀졌다.
'군자 떡볶이'는 요리 타이쿤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아르바이트 직원이다. 재료를 관리하고, 레시피에 맞춰 떡볶이를 조리해야한다. 그리고 재료도 발주해야 한다. 단순해 보인다. 막상 시작하면 그렇지 않다. 재료는 떨어지고, 손님은 밀려오고, 정산은 매일 찾아온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주문과 피 말리는 재고 관리. 그것을 제어하는 맛이 이 게임의 묘미다. K-푸드 열풍에 발맞춰 게임 내 언어로 영어도 지원한다.
해고를 당하지 않으면 영광스러운 '정규직'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외치게 될 것이다. "아ㅋㅋ 사장님 이럴 거면 알바 좀 더 뽑아주세요!!!"

크리터 코브
세상이 한 번 무너졌다. 그래도 바다는 남았다. 섬도 남았다. 동물 친구들도 남았다.
'크리터 코브'는 포근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오픈 월드 생활 시뮬레이션이다. 마을을 재건하고, 군도를 항해하고, 동물 친구들을 구한다. 농사를 짓고, 낚시를 하고, 유물을 발굴하고, 필요한 것을 만든다. 한마디로, 살아가는 게임이다.
농사랑 낚시는 인류 역사상 식욕을 채우기 위한 가장 성공적인 방법이었다. 식량의 근간을 책임지는 가장 핵심적인 1차 산업으로, 문명 발전의 뒤에는 항상 농업이 있었다. 이 게임도 마찬가지다.
다른 게임과 구별되는 지점은 관광지 복구다. 망한 관광지를 살리고, 방문한 관광객의 돈과 회수한 물품으로 건물을 복원한다. 장식과 상호작용 가능한 물체도 직접 만들 수 있다.
난파선을 뒤지고 바다에서 아이템을 건져오는 해저 탐험의 재미도 있다. 부서진 세계를 다시 세우는 이야기다. 폐허 위에 새로 심은 것들이 자란다.

Re:Blade
'Re:Blade'는 커서로 조작하는 인크리멘탈 액션 로그라이크다. 인크리멘탈은 방치형 게임의 한 갈래다. 터치나 클릭·방치로 숫자를 모으고 그 숫자의 증가 속도를 늘리는 기능을 해금하면서 숫자를 불리는 게임이다.
전투는 오토 어택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가 직접 칼을 휘두르지 않는다. 마우스만 대고 있으면 된다. 파워업은 각성 카드를 골라 선택하는 식이다. 무기마다 고유한 각성 트리가 펼쳐진다.
스테이지마다 보스가 막아선다. 처치하면 깨달음의 포인트를 얻는다. 빌드에 맞는 업그레이드를 고르고, 마음이 바뀌면 되돌릴 수도 있다. 유물 세트를 완성하면 강력한 효과가 연쇄 발동된다. 겉은 단순하다. 파고들면 조합의 경우의 수가 무한에 가깝다.
1인 개발작이다. 혼자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단단하다. 복잡한 커맨드도 없고, 화려한 연출도 없다. 그 단순함이 오히려 몰입감을 끌어낸다.
먹는 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각성 카드를 먹어서 쌔진다.

단, 콘텐츠를 기사에서 인용 시 ‘스마일게이트 뉴스룸’으로 표기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