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인디 게임 추천 | 인간의 투쟁을 다룬 박진감 넘치는 오픈월드 생존 어드벤처 인디게임 2026-04-30

인간은 왜 싸우는가. 헤겔은 인간의 역사를 ‘인정 투쟁’으로 읽었다. 누가 누구를 더 존엄한 자로 인정하느냐의 싸움. 그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는 자가 주인이 되고, 목숨을 아낀 자가 노예가 됐다. 그보다 더 오래된 시선도 있다. 고대 그리스의 헤라클레이토스는 “전쟁은 만물의 아버지다”라고 적었다.


활시위는 양 끝이 팽팽히 당겨질 때 비로소 화살을 쏘아낸다. 강물은 흐름과 둑이 부딪쳐야 강이 된다. 만물은 대립과 겨룸 속에서 자기 모습을 갖춘다.


4월호는 그 만물의 투쟁을 모았다. 망망대해에서 함포를 주고받는 자, 신의 축제에서 칼을 든 자, 동료 대신 매를 맞는 자, 학습하는 적과 단둘이 마주 선 자. 한판 붙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Windrose (윈드로즈)


17세기 카리브해.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의 깃발이 바다 위에서 엇갈리던 시대다. 그 틈에 또 하나의 깃발이 있었다. 검은 바탕에 해골을 그린 졸리 로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들의 깃발이다.


해적은 단순한 도둑이 아니었다. 역사가 마커스 레디커는 그들을 ‘바다 위의 작은 공화국’이라 불렀다. 선상에서 선장을 투표로 뽑고, 약탈물을 분배 규칙에 따라 나누고, 부상자에게 보상을 지급했다. 육지의 왕정과 길드 체제를 등진 자들이 바다 위에서 자기들만의 사회 계약을 만들었다.


윈드로즈는 그 시대의 호흡을 옮긴 오픈월드 생존 어드벤처다. 글로벌 사전등록 160만 건, 데모 플레이어 80만 명을 모았다.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한다. ‘클레르옵스퀴르: 33원정대’로 ‘보는 눈’을 입증한 스토브가 골랐다는 점에서 사전 검증은 끝난 셈이다. 출시 직후 이용자 평도 극찬 일색이다.


육지에서는 자원을 캐고 거점을 짓는다. 피난처에서 시작해 대형 요새까지 키울 수 있다. 100여 개의 손수 만든 던전이 곳곳에 박혀 있다. 


바다에서는 함선을 몬다. 캐치, 브릭, 프리깃 등 자기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함선을 장비하고 커스터마이징한다. 멀리서 함포를 주고받거나, 적선에 붙어 백병전으로 들어간다. 패링과 회피가 전투의 뼈대다. 사브르, 레이피어, 할버드, 권총, 머스킷이 라이트 소울라이크의 손맛을 만든다.


스토브에서 한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출시 기념 전 세계 최저가 할인이 두 차례 진행된다. 레드포스 PC방 100여 곳에 설치되어 별도 다운로드 없이 바로 플레이할 수 있다.


최대 8인 협동도 된다. 친구 일곱과 한 배를 탈 수 있다. 이 얼마나 낭만 넘치는 이야기인가. 다 같이 뱃노래를 부르며 항해를 떠나보자. 엥카를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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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라 (Savara)

 

로마인들은 콜로세움에 모였다. 검투사들이 모래 위에 섰다. 황제는 손짓 하나로 살리고 죽였다. 군중은 환호하며 빵과 서커스를 받았다. ‘판엠 엣 키르켄세스(panem et circenses)’. 시인 유베날리스가 빈정거린 그 말이다. 시민은 정치를 잊고 구경거리에 매달렸다.


그러나 검투사 자신은 달랐다. 그들에게 모래 위는 극장이 아니라 신탁의 자리였다. 살아남으면 자유, 쓰러지면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 죽음을 통해서만 진짜로 살아 있을 수 있는 역설의 무대였다.


사바라는 그 검투의 감각을 옮긴 액션 로그라이트다. 전사들의 신 ‘이옵’이 축제를 연다. 강한 자들만이 모여 칼을 겨룬다. 살아남은 자의 이름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는다. 죽은 자의 이름은 모래에 묻힌다.


한판 한판 무기 셋업과 빌드를 새로 짠다.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한다. 신의 은총을 받아 강해지는 빌드, 거대한 괴수를 부위 단위로 두들기는 감각이 살아 있다. 묵직하면서도 경쾌한 타격감이 공존한다.


사바라(Savara)라는 단어는 산스크리트어로 ‘살아 있는 자’ 혹은 ‘숲에 사는 부족’을 뜻하기도 한다. 살아남는 자만이 이름을 갖는다는 게임의 결과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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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로를 끌어라!! (Don’t Lose Aggro)

 

철학자 레비나스는 타자의 철학을 제시했다. 굶주린 자, 약한 자, 위협받는 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인간에게는 책임이 생긴다. ‘나 대신 그가 죽어서는 안 된다’는 책임. 윤리란 결국 누군가의 자리를 대신 지키는 일이다.


탱커의 일이 그것이다. 딜러가 죽으면 안 된다. 힐러가 죽으면 안 된다. 그래서 탱커가 맞는다. 적의 시선을 자신에게 잡아둔다. 주구장창 맞으면서 ‘방밀방가복수압도도발’을 쉴 새 없이 넣는다. 다른 자의 얼굴 앞에 자기 몸을 세우며 ‘최후의 저항’을 한다.


‘어그로를 끌어라!!’는 그 일을 그대로 게임으로 옮긴 작품이다. MMO 레이드를 싱글 플레이로 압축했다. 플레이어는 탱커가 된다. 적의 시선을 잡아두고, 동료를 살리고, 결국 레이드를 성공으로 이끈다.


게임의 묘미는 어그로 관리다. 단순히 강하게 때리는 게 아니다. 적의 주의를 어디로 끌고, 어디서 흩고, 어디서 다시 모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빌드는 다양하다. 강력한 특성을 해금하고, 자기만의 탱킹 스타일을 만든다.


20년 동안 MMORPG 레이드에서 탱커로 살아온 게이머가 만들었다. 탱커 출신이 만든 탱커 시뮬레이터인 셈이다. 디테일이 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얼리억세스 중이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다.


미식축구에는 이런 격언이 있다. ‘공격을 잘하면 미녀를 차지하고, 수비를 잘하면 우승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탱킹을 잘하면? 승리와 윤리를 동시에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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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sin: 투신

 

2016년 3월, 서울. 한 남자가 바둑판 앞에 앉았다. 맞은편에는 모니터 너머 알파고가 앉았다. 이세돌은 다섯 판 중 단 한 판을 이겼다. 1997년 카스파로프가 IBM의 딥 블루에게 무너졌듯, 이세돌 또한 학습하는 기계 앞에서 무너졌다. 그가 가져간 한 판은, 지금까지 인간이 최강의 바둑 AI에게 거둔 마지막 승리로 남아 있다.


1대1은 무섭다. 도망갈 곳이 없다. 핑계가 없다. 동료 탓도, 운 탓도 못 한다. 상대가 나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 자신의 모든 버릇이 약점이 된다.


투신은 그 1대1의 감각을 옮겼다. 1대1 투기장 로그라이크. 언리얼 엔진 5로 한 사람이 만들었다. 투신의 핵심은 AI다. 일반적인 패턴 반복형 적이 아니다.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적응한다. 두 번째 라운드부터 적은 당신의 버릇을 안다. 회피의 타이밍, 공격의 각도, 망설이는 순간의 호흡까지. 손을 바꿔야 한다. 호흡을 바꿔야 한다. 어제의 자신으로는 오늘의 적을 이기지 못한다.


도망갈 곳이 없다. 동료가 없다. 운으로 넘기는 구간이 없다. 오로지 한 사람과 한 사람이다. 패링하고, 회피하고, 빈틈을 베어낸다. 빌드와 무기를 골라 자기 스타일의 검객을 만든다. 그러나 그 스타일조차 적이 곧 학습한다.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건 스타일이 아니라 적응력이다.


1인 개발자가 텀블벅 후원과 함께 길러온 게임이다. 4월 17일 얼리억세스로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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