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공들인 픽셀 도트로 만든 ‘아키타입 블루’ 2025-07-07

작지만 단단한 회사. 인디게임 '아키타입 블루' 개발사 ‘코드네임 봄’을 한 마디로 표현한 문장이다. 설립 3년 차에 접어 든 코드네임 봄은 10명의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작은 개발사다. 


최근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NEXEED 데모데이 IR 피칭’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올해의 인디게임’에 선정되는가 하면, 엑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지스타, 도쿄게임쇼, 버닝비버, 플레이엑스포 등에 아키타입 블루를 출품해 유저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작년 10월에는 스토브 인디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저력을 검증받은 코드네임 봄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까.


스마일게이트 뉴스룸이 코드네임 봄 신원철 대표를 만나 그의 게임 철학과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누군가의 봄이 되기 위해, 신대표와 10명의 실력파 전문가가 뭉쳤다

저희는 ‘누군가에게 봄이 되기 위해’ 모인 팀입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신원철 대표는 회사의 방향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봄’(Spring)과 ‘보다’(See)이다. 2022년 12월 창업 당시 겨울을 ‘혹독한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는 신 대표는 회사 이름에 “게임으로 싹을 틔워 봄을 맞이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담았다. 두 번째 의미인 ‘보다’는 프로그래머가 게임 개발의 소스 코드를 본다는 뜻이다.


현재 코드네임 봄은 프로그래밍, 아트, 시나리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팀원의 규모는 작지만, 실력으로 무장한 전문가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신원철 대표는 국내 굴지의 게임 회사를 거쳤고, 중국 게임회사에서도 경력을 쌓아 개발자로서 역량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전문가를 영입해 개발의 효율성을 높였다. 


신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창의적 활동을 좋아했었고, 고등학생 때 게임 개발자 꿈을 꿨어요. 이후 다양한 게임사에서 아트, 프로그래밍 등을 맡으며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해보고 싶어 창업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게임 캐릭터 내면의 여정을 따라가다

“픽셀 도트 하나하나에, 게임 속 캐릭터의 감정을 새기는 마음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코드네임 봄이 지향하는 ‘아키타입 블루’의 개발 철학은 게임 이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키타입’은 인간의 집단 무의식 속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적인 이미지를 뜻하는 심리학 개념이고, ‘블루’는 콤플렉스 같은 우울한 감정을 상징하는 색입니다. 이 게임은 캐릭터들이 트라우마 등 내면의 부정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신원철 대표는 이와 같은 서사를 유저가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전투, 시나리오, 무의식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에 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유저는 캐릭터들의 내면을 탐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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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입 블루는 마법과 기술이 공존하는 브리테일 왕국에서 주인공 메리가 성장하며 세계의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저가 게임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인물의 복잡한 내면과 다양한 감정선을 게임 속에 녹여냈다. 


아키타입 블루는 로그라이트 장르 특유의 반복성을 유지하면서 정교한 스토리텔링을 구축해 방대한 세계관을 만들었다. 그 결과, 전형적인 로그라이트 게임과 차별화된 ‘이야기 중심 게임플레이’를 구현했다. 게임 속 이벤트는 해금 조건에 따라 순차적으로 등장하고, 유저는 각 캐릭터의 운명과 세계의 구조를 점차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신 대표는 인물 설정에 대해 “유저가 플레이를 하면서 캐릭터가 단순히 강해지는 게 아니라, 왜 강해져야 했는지를 느끼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라며 “각 캐릭터가 지닌 동기와 행동의 맥락을 상상하고 추측하게 만드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캐릭터 하나하나의 설정과 대사, 외형까지도 정교하게 설계했다. 여기에 만화와 애니메(Anime), 팬덤 문화 등에서 영감받은 서브컬처 고유의 감성을 가미해 캐릭터의 팬이 생길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도 아키타입 블루만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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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이 완성도로 이어진다. 수작업 픽셀의 힘

아키타입 블루는 독창적인 픽셀 그래픽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게임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건 디테일이다. 여섯 명의 픽셀 아티스트가 한 땀 한 땀 직접 제작해 게임의 그래픽을 완성했다. 캐릭터, 배경, 애니메이션까지 게임을 채우는 픽셀 그래픽의 모든 요소들이 수작업으로 공들인 결과다.


“정말 많은 시간이 들었지만, 그만큼 디테일한 연출이 가능했고 덕분에 인물의 감정을 살릴 수 있었어요. 작년 버닝비버에 게임을 선보였는데, 한 유저분이 ‘디테일이 정말 뛰어나다’라며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어요. 그런 반응을 보면,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신 대표는 “그래픽과 사운드 연출에서 몰입감을 극대화하고자 했습니다. 시각적인 요소뿐 아니라, 사운드도 감정선을 따라 흐르도록 설계해 유저가 캐릭터와 세계에 깊이 빠져들 수 있도록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연출 장치들이 게임 전반에 치밀하게 배치되어 있어, 유저들은 게임의 구조와 인물의 서사에 상상력을 더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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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와의 파트너십, 아키타입 블루의 전환점이 되다

마일게이트는 일찌감치 '아키타입 블루'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이후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 인디 입점을 제안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코드네임 봄 측에 AGF, 버닝비버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 행사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회사가 퍼블리싱한 다른 게임 개발사들과의 네트워킹 자리도 마련했다. 코드네임 봄은 국내 대표적인 인디게임 페스티벌로 자리잡은 버닝비버에 참여해 보다 폭넓은 유저들에게 게임을 소개할 기회를 얻었고, 현장에서 직접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게임의 강점과 개선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게임 개발 초기에는 어떤 유저를 대상으로 할지 타겟이 불분명했고, 서브컬처 요소도 부족했어요. 하지만 스마일게이트와 개발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면서 ‘서브컬처 팬층’이라는 타겟이 명확해졌고, 그에 맞춰 게임의 방향성과 색깔도 뚜렷해졌습니다.”


스팀 출시를 준비할 당시에는 플랫폼 가이드 문서를 공유받았고, 게임 페이지 메인 배너 수정에 대한 조언을 듣고 개선한 뒤에 유입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실질적인 마케팅에도 도움을 받았다. 커뮤니티 관리와 크라우드 펀딩 관련 협의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제안으로 다양한 게임쇼에 참가해 기존에 접점이 없던 서남아시아 및 남미 시장의 글로벌 유저 유입이라는 새로운 가능성도 확인했다. 서남아시아 지역 유저들은 특히 게임의 픽셀 아트 스타일과 캐릭터 디자인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남미 지역에서는 스토리 중심의 게임플레이 방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새로운 국가에서의 유입은 게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였다.


‘아키타입 블루’에서 시작되는 세계관, 다양한 IP로 확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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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입 블루는 ’아키타입’으로 시작하는 게임 세계관의 시작점이다. 신 대표는 이 IP를 장기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다음에는 ‘아키타입 레드’ 같은 후속작도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는 단지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세계관 전체를 구축해 게임을 연결하고 확대하고 싶은 마음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궁극적으로 ‘코드네임 봄’이라는 이름이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드네임 봄이 만든 게임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인식을 주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도 유저들의 기억에 남는 개발사가 되고 싶습니다.”


게임을 넘어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그리고 누군가의 기억에 오래 남는 개발사. 그것이 코드네임 봄이 바라는 ‘다음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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