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스파이어 스타즈 시즌1부터 출전…”드라마 ‘천월화선’은 우리 시대 이야기”
■ CFS 2019 준결승 중국 패배에 눈물…선수 복귀 선언 후 우승까지 직접 일궈내
[2020-1207] 지난 6일 막을 내린 CFS 2020 그랜드 파이널은 중국의 언더독 ‘칭지우 e스포츠’가 최종 세트까지 가는 혈전 끝에 막을 내렸다. 칭지우는 이번 대회에 앞서 우승 후보까지는 언급되지 않았던 상황으로 CFS 관계자들과 중국 팬들까지도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이뤄 냈다. 그리고 칭지우의 우승 뒤에는 팀의 리더 리우지양의 눈물 가득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1992년생으로 올해 29세인 리우지양은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태동기인 지난 2008년부터 활동한 ‘올드 프로게이머’다. 지난 7월 드라마 ‘천월화선’이 방송되자 자신의 웨이보에 “이것은 나의 스토리다. 크로스파이어의 프로게이머로서 11년 전에 느꼈던 감정을 드라마에서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슈퍼 발리언트 게이밍, 올게이머, WE, IG 등 쟁쟁한 팀들 사이에 항상 부딪히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중국 팬들 사이에 인지도는 있지만, 사실상 스타 플레이어라고는 할 수 없는 선수였다.
리우지양의 CFS 경력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CFS 중국 프로게이머 중 전설로 인정받고 있는 ‘70KG’ 슈얼랑과 함께 팀을 구성했지만, 당시 최강팀인 IG에 패하고 3위로 끝마쳤다. 바로 이어진 시즌2에서는 4위에 그치며 4강이 한계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팀 개편으로 인해 슈얼랑이 AG로 자리를 옮겼고, 리우지양은 전력이 약화된 칭지우를 이끌고 CFS 2018에 참가했으나, 브라질의 블랙 드래곤스를 만나 8강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리우지양은 CFS에서의 연이은 실패로 점차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졌고, 이후 리우지양은 CFS 2019 그랜드 파이널의 해설을 맡으며 은퇴 수순을 밟았다.
은퇴를 할 것만 같았던 리우지양은 본인이 맡은 첫 해설 경기였던 CFS 2019 그랜드 파이널에서 반전을 맞았다. 준결승에서 올 게이머가 빈시트 게이밍에 패하고, 슈퍼 발리언트 게이밍이 블랙 드래곤스에게 패하는 장면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중계를 했고, 이후 브라질 팀 격파를 선언하며 선수 복귀를 선언한 것.
리우지양의 선수 복귀 선언에 중국 CFS 팬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우선 이전까지 성과를 보여준 것이 없었고, 슈퍼 발리언트 게이밍과 올 게이머 등 중국 최강 팀들의 경기력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각은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리우지양이 이끈 칭지우가 4강전에서 슈퍼 발리언트 게이밍을 꺾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지만, 팬들은 “왜 슈퍼 발리언트 게이밍의 발목을 잡았냐”라며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우지양은 선수들과 바로 브라질 팀의 전략을 파악하고 본인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전술을 팀원들에게 지시했다. 결승전에서의 MVP는 오랜 동료 ‘BEAN’ 가오펑이 받았고, ‘1998’ 장루빈과 ‘Jwei’ 양지아웨이 등 어린 선수들이 투톱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solo’ 리우지양이 클러치 플레이로 2킬, 3킬 등을 따내며 제 몫을 다해줬다.
우승을 차지한 뒤 리우지양은 1년 전 본인이 해설 자리에서 느꼈던 중국 팀들의 굴욕을 본인 스스로 극복해냈고, 중국 팬들의 회의적인 시선을 열화와 같은 성원과 환호로 바꿔놓았다. 그리고 지난 2013년부터 이어졌던 CFS 히스토리 중 9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우승컵에 새겨 넣을 수 있었다.
리우지양은 우승 소감으로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해 해설을 마친 뒤 인터뷰를 통해 때 중국으로 다시 우승을 되찾아 오고 싶다고 선수 복귀를 선언했는데, 실제로 동료들과 함께 그것을 해냈고, 정말 감격이라는 것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CFS 2020의 주인공이 리우지양은 지난 12년간의 프로게이머 경력을 감안했을 때, ‘대기만성’을 넘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가득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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