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스토브] 2월 2026-02-28

2월은 짧다. 달력은 일찍 접힌다. 할 게임은 많다. 연휴까지 끼면 시간이 더 조각난다. 즉 2월에는 시간을 관리해야 게임을 한 프레임이라도 더 할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관리하는 게임들이다. 사람을 관리하고, 도시를 관리하고, 전장을 관리하고, 마음을 관리한다.


휴머니츠(Human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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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츠는 고립된 채 절멸 위기에 처한 인류를 먹이사슬 최정상에 올려놓는 탑다운 방식 오픈 월드 서바이벌 게임이다. 플레이어의 업무는 단순하다. 식량을 조달하고, 거점을 유지하고 리소스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삶을 이어간다.


좀비가 창궐하면서 문명은 무너졌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강한 좀비라도 주인공 앞에서는 결국 그저 고기방패로 전락한다는 걸.


그런데 휴머니츠는 그 공식을 살짝 비튼다.  모든 지크(좀비)가 멍청한 건 아니다. 숱한 변종 지크가 등장한다. 변종에 따라 패턴이 갈리고 속도가 갈리고 접근이 갈린다. 임기응변을 발휘하지 않으면 좀비 밥이 되어 버린다.


게임의 핵심 매커니즘은 ‘탐색–회수–복귀–정비’다. 밖에 나가면 자원이 있고, 자원엔 리스크가 붙어 있다. 이득과 리스크 등 상황을 관리하고 의사 결정하는 맛이 있다. 


이런 류의 게임이 늘 그러하듯 게임의 포인트는 협동이다.  최대 4인까지 협동 플레이가 가능하다. 서로 뒤를 봐주며 보호하거나 말그대로 보기만 할 수도 있다. 팀을 이루고 소통한다. 물론 소통 비용이 생기기도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 않던가. 아니 그 반대인가? 맞들다 찢어진다. 아무튼 서로 다른 판단을 같은 화면을 보면서 하는 경험은 색다르다. 


휴머니츠의 세계는 광활하다.  야생 그대로의 황야부터 운전 가능한 차량이 사방에 널려 있는 빽빽한 도심지까지, 역동적인 기상 시스템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수틀리면 좀비도 때려잡을 수 있는 게이머지만 감성이 돋보이는 자급자족의 마을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또다른 매력이다.



매너로드(Manor Lords)



매너로드는 중세 영주 체험을 표방한 도시 건설 전략게임이다. 격자(그리드)가 없는 도시 설계로 마을 토대를 닦고 자원과 생산 체인을 굴린다. 필요하면 전장도 열린다. 즉 도시의 생존성과 전장의 리스크를 함께 관리하는 게임이다. 


수많은 도시 건설 게임과 다른 점은 시선이다. 같은 관리자의 역할이지만 ‘아노’나 ‘시티즈 스카이 라인’처럼 대단위를 조망하지 않는다. ‘세틀러’. ‘스트롱홀드’에 가깝다. 심층적인 도시 건설, 대규모 전술 전투, 복잡한 경제와 사회를 시뮬레이션하는, 변주된 장르다. 도시가 보이고 생활이 보이는 게 아니라 생활 단위가 먼저 보이고 그 생활이 모여 도시가 되는 느낌이다.


영지를 나누고, 길을 내고, 주거와 생산을 배치한다. 곡물–제분–빵처럼 생산 체인을 이어 붙이고, 부족한 자원은 거래로 메운다. 도시가 커질수록 문제도 터진다. 물류, 노동, 그리고 민심이 주된 축이다. 특히 물류가 게임의 목줄이다. 창고 위치 하나로 생산성이 갈리는 등의 디테일을 살렸다. 이쯤되면 예쁜 도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도시’를 만드는 거란 걸 알 수 있다.


영지가 관리라면 전투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다. 전쟁은 갑자기 온다. 병력은 갑자기 안 나온다. 그래서 ‘지금 확장할 것인가’가 매번 고민하게 만든다.


매너로드는 얼리억세스 게임이자 1인개발 게임이다. 개발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은 있지만, 포텐셜만은 확실하다.


계절과 날씨가 다채롭게 변화하고 여러 도시가 흥망성쇠를 겪는 가운데 중세의 영주가 되어 영지를 다스리는 경험을 이제는 스토브에서도 할 수 있다.



메너스(Menace)



메너스는 턴제 전략 RPG다. 플레이어는 외계인의 위협에 맞서 기동 타격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이다.


여러 세계의 구조 요청에 응답하고, 분대를 훈련시키고, 무장하고, 탱크와 워커를 배치하고, 정밀하고 세밀한 턴제 전투의 임무를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오롯이 플레이어의 몫이다. 행성 곳곳에서 구조 요청이 쇄도하는 가운데, 어떤 요청에 응하고, 어떤 자원을 투입하며, 준비 수준에 따라 언제 개입할지 결정해야 한다. 선택에 따라 현지 세력들의 평판이 달라지며 해당 세력과의 관계 그리고 그들이 제공하는 혜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휘관은 유닛을 움직이는 동시에 리소스를 굴린다. 병력은 자산이고, 손실은 비용이다. 승리해도 손익 보고서는 남는다. XCOM처럼 영웅을 키우는 게임이 아니다. 살려서 데려오는 게 목적인 게임이다. 


전투는 제법 신경 쓸 거리가 많다. 무기의 유효 사거리와 사거리에 따른 피해, 그리고 각각이 중무장 혹은 경무장 적군 중 어느 유형에게 가장 효과적인지 파악해야 한다. 정확히 맞출 거리를 벗어나더라도, 탄환과 포탄은 인근 부대에 제압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다. 또한 보병 장갑차부터 다연장 로켓 시스템, 임시변통 트럭 등등 다양한 무기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어 각기 다른 장단점을 지닌 다양한 분대를 꾸리는 맛이 일품이다.


계속된 미션 실패에 어쩌면 “지휘관은 실망했다”로 시작하는 말을 유닛들에게 던질지도 모른다.



시크릿 커리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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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출시하는 따뜻하다 못해 계속 뜨거워지고 있는 게임이다. 내용도 그에 걸맞게 매우 뜨겁다. 과외하는 학생의 어머니를 공략하는 게임 ‘시크릿 커리큘럼’ 되겠다.


‘시크릿 커리큘럼’은 개발자 와자작게임즈의 전작 ‘시스터즈 커리큘럼’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흙수저 대학생 과외선생이 부잣집 모녀와 얽히며 생기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우연희 우유리 두자매를 가르친다. 동시에 자매의 어머니 백선화와 감정을 주고받는다. 


처음엔 단순한 과외였지만, 여러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마음이 흔들리고, 서로도 모르게 선을 넘을 듯 아슬아슬한 감정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참고로 우연희, 우유리 자매는 전작의 공략 대상이었다.


풍성한 SD 일러스트와 생동감 넘치는 표정의 변화 그리고 로맨스의 달콤함과 아슬아슬한 농밀한 순간까지 섬세하게 그린 일러스트가 이 게임의 특장점이다. 전작이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캐릭터 대사로 호평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시크릿 커리큘럼의 그것도 기대할만하다. 애초에 백선화 공략이 시스터즈 커리큘럼의 후원 700% 달성 기념으로 추가되는 것이니 팬들의 기대는 두말할 나위 없다.


'출시 전부터 1억원 이상을 땡겨버린 인기작' 이라는 이명도 받았다. 시크릿 커리큘럼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됐는데 1500여명이 펀딩에 참여해 1억670만원을 모금했기 때문이다. 펀딩 리워드는 무려 백선화의 동탄 미시룩 아크릴 스탠드와 새하얀 나신이 그려진 담요 등등 이었다고 한다. 타겟이 확실한 게임이다.


참, 오늘 주제인 관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마음을 관리한다. 사건과 선택이 있고 감정을 관리해야 한다. 백선화든 자기자신이든.


누누히 말하지만 스토브는 게임물 등급분류 사업자로서 대한민국의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을 언제나 준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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