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G는 최초의 e스포츠 국가대항전인 만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다. 6년 만에 새롭게 개최되는 2019 WCG Xi’an을 관람하기 전, 미리 알아두면 쓸모 있을 흥미로운 WCG 이야기를 준비했다.
| 1. WCG를 빛낸 이색 참가자: 활 대신 스마트폰을 쥐다!
WCG는 전 세계인들이 국가, 인종, 언어의 장벽 없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 페스티벌이다. 대회 명성에 맞게 WCG 2011 대회 아프리카 국가 권역 예선 현장에는 뜻밖의 참가자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화제가 된 인물은 영화 <부시맨>의 주인공 ‘니카우’의 실제 조카이자 ‘산족(San People)’ 출신인 싸이 엔콰니(Cwi Nqani) 선수. 원주민 전통 복장을 한 그가 나미비아 지역 예선에 참가한 장면이 포착되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경기장 근처에 거주하던 그는 우연히 본 게임 화면에 흥미를 느껴 경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WCG 2011 대회에 참가한 나미비아 국가대표 싸이 엔콰니 선수>
*사진출처: 게임동아 (기사 원문 링크:http://game.donga.com/59940/)
싸이 엔콰니 선수는 모바일 게임인 ‘아스팔트6’ 부문 예선을 통과, 나미비아 국가대표로 부산에서 진행된 본 경기에 참석했다. 나미비아에는 국제공항이 없어 차량으로 약 1,000km를 달려 남아프리카공항에서 비행기를 탑승하는 등 당시 장장 이틀에 걸친 이동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전통 의상을 입고 활과 화살을 들고 다니는 싸이 엔콰니 선수는 WCG 2011 대회의 스타로 떠올랐다. 경기 이후 쇄도한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부족과 나미비아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한국에 꼭 오고 싶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 2. WCG 역대 최다 메달 수상자: 게임 능력도 유전이 되나요?
WCG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수상한 선수는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입성하는 영예를 누린다. 현재까지 최다 메달 수상 기록을 보유한 주인공은 독일의 ‘hero’ 다니엘 쉘하즈(Daniel Schellhase) 선수이다. ‘피파’ 종목에서만 금메달 3개(2003, 2006, 2007), 은메달 2개(2003, 2009)를 획득했다.
명예의 전당 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다니엘 쉘하즈 선수와 똑 닮은 선수가 한 명 더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쌍둥이 형인 'styla' 데니스 쉘하즈(Dennis Schellhase) 선수 역시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 3개(2003(2), 2005)를 획득하며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다.
<(좌측부터) 다니엘 쉘하즈 선수와 데니스 쉘하즈 선수>
WCG 2003 대회에서는 피파 종목 개인전 결승에서 두 형제가 맞붙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피파트윈즈’로 불리는 쉘하즈 형제의 활약에 힘입어, 그 해 독일이 우리나라를 제치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WCG 2003 대회 피파 종목 개인전 결승 경기 영상. 형인 데니스 쉘하즈 선수가 우승했다>
| 3. 우리나라 e스포츠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가 된 사연은?
워크래프트Ⅲ는 2003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 번도 빠짐없이 WCG 정식종목에 포함됐다. 올해 새롭게 개최되는 WCG 2019 Xi’an의 6개 게임 종목에 포함,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잇는 역대 최장수 종목이 됐다.
<역대 워크래프트Ⅲ 종목 우승자>
워크래프트Ⅲ는 건물, 생산 가능한 유닛을 통한 RTS(Real Time Strategy) 플레이를 기반으로 RPG(Role Playing Game) 요소인 영웅, 아이템, 성장 시스템을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의 서막을 열었다면, 워크래프트Ⅲ는 e스포츠의 글로벌 흥행을 이끈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국민게임'이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올해 WCG의 부활 소식과 함께 ‘Moon’ 장재호 선수의 워크래프트Ⅲ 출전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어느덧 30대 중반이지만 전성기보다 더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그는 17년째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해 외국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선발되기도 했다. 2013년 대회 당시 그가 아쉽게 금메달을 놓치자 쿤산 컨벤션 센터를 가득 메운 관중들이 장재호의 ID인 ‘Moon’을 연호했던 장면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기념비적 장면이다. 해당 경기가 자국 선수와의 경기임을 감안할 때 무척 이례적인 모습이다.
<1, 2위로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한 ‘LawLiet’ 조주연 선수와 ‘Moon’ 장재호 선수>
장재호 선수는 지난 5월 진행된 2019 WCG Xi’an 워크래프트Ⅲ APAC 권역 결선 대회에서 2위로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했다. 오는 7월 진행될 결선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와 밝은 달을 볼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4. 우리나라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는 종목은?
브라질에 축구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게임이 있다.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이 된 배경으로는 PC방 문화가 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기다 보니 재능을 발견하는 선수가 많아 국내 PC방 문화는 스포츠 선수 육성 시스템인 ‘유스 리그’에 비견된다.
PC방 문화 확산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스타크래프트’의 유행이다. 전 세계 스타크래프트 게임팩 판매량의 약 40%(2009년 기준)인 450만 장이 국내에서 판매됐다. 이는 통신 사업과 온라인 게임 개발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문화 콘텐츠의 흥행이 기술 발전을 견인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98년 100여 개에 불과하던 PC방은 약 2년 만에 1만 5000개로 급격히 증가했고, 전국 초고속 인터넷망 설치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2001년, 2002년 스타크래프트 종목 2연속 우승으로 WCG 사상 첫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임요환 선수(좌측 다섯 번째)와 한국 국가 대표팀>
스타크래프트는 e스포츠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자존심과 같은 종목이다. 2000년 시범 대회인 ‘WCG 챌린지 대회’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14년 연속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타크래프트 경기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은 모두 대한민국 선수들이었다.
아쉽게도 이번 WCG 2019 Xi’an의 정식 종목에서는 제외됐지만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이벤트 매치가 마련됐다. 스타크래프트2 팬이라면 누구나 참가 신청이 가능하며, 프로 선수들과 한 팀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타크래프트 2 이벤트 매치 참가 모집 공고>
| 5. WCG 2019 Xi’an 로고의 비밀
WCG 2019 Xi’an은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 시안(西安)시 취장신구(曲江新区)구에서 진행된다.
실크로드의 출발지인 시안은 세계 8대 불가사의로 손꼽히는 진시황릉의 병마용갱이 위치한 유서 깊은 도시다. 최근 들어 문화와 산업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e스포츠 등 새로운 문화의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회 로고에는 개최지의 특징을 반영한 깜짝 디테일이 숨어있다. 시안의 영문 표기 ‘Xi’an’의 ‘i’에 병마용을 배치했다. 2천여 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현대적 감각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4차 산업시대에 맞게 콘솔, 헤드폰, 전동 킥보드, VR 기기 등 최첨단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WCG 2019 Xi’an 공식 로고. ‘i’ 글자에 병마용이 숨어있다>
WCG 2019 Xi’an은 ‘e스포츠를 아우르는 새로운 세대의 페스티벌’을 기치로 내걸고 기존의 게임 종목 외에 VR, AI, 스크래치 코딩 프로그램 등 미래 스포츠 종목을 더했다. 오는 7월, 실크로드가 시작된 중국 시안에서 놀이 문화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
#스마일게이트 #WCG #WCG 2019 #WCG 2019 Xi’an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 #장재호 #조주연 #임요환 #싸이 엔콰니 #다니엘 쉘하즈 #데니스 쉘하즈 #병마용 #뉴호라이즌
단, 콘텐츠를 기사에서 인용 시 ‘스마일게이트 뉴스룸’으로 표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