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스포츠… 좋아하세요?
“스포츠… 좋아하세요?”
“네, 아주 좋아합니다. 난 게이머니까요.”
이 대화는 예전에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니 사실 지금도 게임을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게임의 시작은 오락의 수단이었음을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이미 예전부터 게임은 영역을 넓혀 스포츠의 범주 안으로 파고들었다. 글로벌 시장 규모 1조 원대가 넘는 엄청난 산업 규모를 가지게 된 것은 물론, 게임을 즐기는 사람 수도 다른 스포츠를 압도할 정도로 많다.
인천 문학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일명 롤드컵 결승전에는 2만6000명의 관객이 경기장을 꽉 채웠다. 한국팀이 아닌 중국팀과 유럽팀이 맞붙은 경기였음에도 한국의 e스포츠팬들은 이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원정 응원을 온 중국과 유럽 팬들도 많았다. 마치 월드컵 결승전을 보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경기장으로 모여드는 것과 비슷한 풍경이었다.
또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다른 정식종목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도핑검사까지 하며 정식 스포츠 선수로 인정받았다.
| 스포츠 그리고 e스포츠를 보는 이유
우리가 스포츠를 보는 이유는 뭘까? 그중 하나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리그 1위를 달리는 팀이라도 모든 경기에 승리할 수 없다. 때로는 꼴찌 팀이 1위 팀을 이기는 극적인 드라마를 보여주기도 한다. 야구의 9회 말 투아웃 역전 만루홈런이나 농구의 3점 버저비터 역시 스포츠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다. 이렇듯 예측을 뒤엎는 요소들이 있으므로 관중들은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보게 된다.
사람들은 e스포츠를 보면서 비슷한 경험을 한다. 실력 있는 프로게이머들이 많아지면서 e스포츠 대회에서도 짜릿한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황제테란’ 임요환과 ‘폭풍저그’ 홍진호의 라이벌 매치도 모두가 지켜본 명승부 중 하나다. ‘임진록’이라고도 불리는 이 둘의 매치는 늘 흥미진진했으나 아직까지 회자되는 승부는 2004년 EVER 스타리그 4강 2주 차 경기다. 초반 방어가 다소 미진한 저그의 약점을 파고드는 ‘삼연벙(3세트 연속 벙커링)’으로 경기를 순식간에 끝내버린 역대급 경기였다.
2013년 HOT6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결승전에서 벌어진 ‘페이커’ 이상혁과 ‘류’ 류상욱의 일전도 잊지 못할 e스포츠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결승에 오른 양 팀은 5세트까지 이어지는 접전을 벌였다. 마지막 세트에서 류는 체력이 거의 바닥난 페이커의 뒤를 잡았으나, 페이커의 재빠른 반격에 기술이 봉쇄당하고 치명상을 입게 된다. 결국 페이커의 팀은 승리를 거두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e스포츠 경기장의 모습도 다른 스포츠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장 안은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관중들로 가득 찬다. 선수들이 한 명 한 명 소개될 때마다 그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진다. 결정적인 순간엔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고,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엔 경기장 가득 팬들의 함성으로 채워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취미로 e스포츠를 즐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5.1%였다. 이 중 ‘게임을 직접 즐긴다’라고 답한 사람은 54.5%에 불과했다. 이 중 75.1%는 e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게임을 시청한다’라고 응답했다. 이는 게임을 직접 하지 않아도 관람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졌음을 보여준다. 다른 프로 스포츠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게 된 것이다.
| 아이돌 부럽지 않은 프로게이머의 인기
국내 프로 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종목은 무엇일까? 야구? 축구? 아니다. 바로 e스포츠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리빙 레전드’인 프로게이머 페이커의 연봉은 30억 원으로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인 추신수의 27억 원을 넘어선다. 2018년 국내 프로게이머 평균 연봉은 약 1억 7558만 원으로 프로야구 평균 연봉인 1억 5065만 원보다 높다.
프로게이머는 지난 10년간 초등학생이 꿈꾸는 진로에서 톱 10안에 자리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 발표하는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에서 프로게이머는 2017년 8위, 2018년 9위, 2020년 5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인기는 아이돌 못지않다. e스포츠 상품(굿즈)을 판매하는 매장엔 10~20대가 몰려들고, 경기가 있는 날엔 프로게이머들을 만나기 위해 경기장으로 향한다. 경기 후엔 즉석 팬 미팅도 이뤄진다. 팬들은 자신이 준비한 편지나 선물을 선수에게 주거나,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기도 한다.
| e스포츠 소재 드라마까지 등장
e스포츠의 인기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고 보는 것을 넘어, 프로게이머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까지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 IP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를 드라마화했다. ‘크로스파이어’는 1인칭 슈팅 게임으로 중국에서 동시 접속 인원 800만을 기록할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크로스파이어’의 중국명을 그대로 사용한 ‘천월화선(穿越火线)’이란 제목의 이 드라마는 한국 e스포츠 IP가 드라마화된 글로벌 최초 사례다. EXO 출신 배우 루한과 ‘중국의 유승호’로 불리는 우레이 등 초호화 캐스팅과 젊은이들이 크로스파이어 프로게이머로 최고의 자리를 노린다는 참신한 스토리로 화제가 됐다. 할리우드 영화 ‘데드풀’의 액션 감독이 제작에 참여해 완성도도 뛰어나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방영됐고, 누적 조회 수는 무려 18억 뷰에 달한다.
청춘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대작 드라마의 탄생: 크로스파이어 드라마 <천월화선> (▶바로가기)
| 코로나19로 달라진 e스포츠
코로나19로 인해 야구, 축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 경기가 주춤하는 사이, e스포츠의 인기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경기가 연기되거나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재미가 반감된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게임만의 특성을 살려 온라인 대회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중계진은 방송 스튜디오에서, 선수들은 숙소나 자체 팀 경기 장소에서 경기를 펼친다. 안전을 위해 비대면은 유지하면서도 경기 관련 콘텐츠는 계속 생산해낼 수 있는 구조이다.
2020년엔 추석특집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일명 아육대라는 이름으로 매년 열리던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e스포츠로 종목을 바꾼 것이다. 이 대회는 비드라마 화제성 1위에 오르는 등 높은 인기를 얻었다.
| 모두의 e스포츠
이미 e스포츠는 소수의 오락거리가 아닌 대중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빅 이벤트는 물론 거실에서 가족과 둘러앉아 함께 볼 수 있는 예능과 드라마까지, 점점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한, 나이과 성별의 한계를 뛰어넘어 팬층을 더욱 확대해갈 예정이다. 조만간 할머니와 아들, 손자, 손녀가 둘러 앉아 e스포츠를 즐기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e스포츠의 무한한 성장과 새로운 시도, 다양한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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