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플래닛] 자꾸 걸음 하게 되는 매장 무인화 서비스 운영, '파인더스에이아이' 2021-06-16
편의점, 다이소, 이마트는 물론 아이스크림 판매점, 문구점까지. 요즘 주변은 무인화 열풍이다. 그러나 꼭 편한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캐셔(계산원)가 없어서 더 불편한 경우도 있다. 처음 써보는 셀프 체크아웃 기계에 당황하거나, 앞사람의 더딘 계산 속도로 답답한 경험 말이다. 만약 원하는 상품을 고른 다음 매장에서 바로 나왔을 때 계산부터 포인트 적립까지 한 번에 된다면 어떨까? 오늘은 그랩앤고(Grab&Go) 서비스 상용화를 통해 오프라인 유통의 혁신을 꿈꾸고 있는 파인더스에이아이를 소개하려고 한다. 오렌지플래닛 초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 신규 입주사인 파인더스에이아이의 함명원 대표를 만나보았다.
[인터뷰] '파인더스에이아이' 함명원 대표
<파인더스에이아이 함명원 대표>
Q.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파인더스에이아이 대표 함명원입니다. 파인더스에이아이는 "Vision AI 기반 오프라인 유통의 디지털화를 통한 혁신"을 꿈꾸는 테크 팀입니다. 저희 파인더스에이아이는 AI 컴퓨터 비전을 이용하여 오프라인 리테일에서의 문제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우선적으로는 오프라인 리테일의 고객 경험 증대를 위한 그랩앤고 상점 "열걸음"을 시범 서비스 중입니다.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에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의 향후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열걸음'은 어떤 서비스 인가요?
열걸음은 그랩앤고(Grab&Go) 상점 서비스입니다. 열걸음은 기존 자판기와 비슷한 크기의 무인 냉장 선반인데요, 고객이 문을 열고 상품을 가져가면 기존에 등록되어 있던 고객 정보와 카드 정보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의 가장 큰 니즈는 결제를 위한 기다림 해소입니다. (1위: 긴 대기줄(40%), 긴 결제시간 (24%)- Deloitte 설문조사) 이를 위해, 고객이 물건을 집으면 자동으로 인식하고 자동 결제까지 이어지는 그랩앤고 경험을 Vision AI로 구현한 것이 열걸음입니다. 현재 시범 서비스 중에 있으며 연내 30여 개를 더 설치할 예정이고 앞으로는 매장 단위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Vision AI란, 딥러닝을 통해 이미지 내에 있는 개체 위치를 포함하여 인식하고 분류하는 등 이미지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사람의 눈을 AI가 대신하는 것이죠.)
<열걸음 서비스>
Q. 오프라인 유통의 디지털화가 뭔가요? 쉽게 설명 부탁드려요!
오프라인 유통의 디지털화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고객 경험을 최대화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무인화'를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무인화를 위해서 저희가 파일럿을 돌리고 있는 서비스가 열걸음입니다. 두 번째로는 주로 온라인 유통에서 행해지는 고객 행동 분석입니다. 고객이 어떻게 매장 내에서 행동하는지, 어떤 상품을 언제 고르는지, 고객의 동선 등을 오프라인에서도 쉽게 파악하는 것이 오프라인 유통을 디지털화하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Q. 그럼 기존 무인화 상점과 파인더스에이아이의 '열걸음'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나요?
사실 한국에도 작년부터 무인화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요, 주로 아이스크림 매장이 많죠. 일부 편의점에서 하이브리드성으로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판매하는 방식도 취하고 있고요. 혹시 가보셨나요? 대부분 셀프체크아웃 방식인데요, 이는 캐셔의 역할을 고객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인 고객 경험의 간편화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희 열걸음은 문을 열고, 상품을 가져가기만 하면 됩니다. 참~ 쉽죠?
Q. 열걸음에 대한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별도의 홍보 없이 한 공유 오피스에 설치를 했는데요. 거래가 적어서 당황을 했었습니다. (하하;;) 아무래도 리테일 서비스를 처음 운영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포인트 적립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시간이 지나자 리텐션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믿기지 않습니다만, 2021년 5월 동안 저희 열걸음을 이용해 주신 고객분들이 모두 재구매를 진행했습니다. 저희 서비스를 한 번 경험을 한 후에는 편리함을 느끼고 계속 걸음을 해주시는 거죠.
<편의점보다 편리한 AI 스마트 상점>
Q. 서비스 발전에 힘쓰고 있는 팀원분들 소개도 부탁드려요.
저를 포함한 3명의 연구개발자와 COO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2P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엑싯한 왕민권 COO, 전기컴퓨터 박사 후 저와 함께 이전 스타트업부터 함께했던 홍석범 CTO, 그리고 엄청난 학습 소화력을 보유한 이병헌 개발자. 이렇게 4명이 파인더스에이아이를 이끌고 있습니다.
팀의 제일 막내이자 유일한 MZ세대 이병헌 개발자는 팀의 활력소(?)이자 MZ 세대의 소비 패턴 등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수시로 물어보고 있는데요. 이병헌 개발자는 세대 차이를 느낄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차이점에서 오는 색다름이 너무 좋습니다. (하하)
<좌측부터 홍석범 CTO, 이병헌 개발자, 왕민권 COO ,함명원 CEO>
Q. 팀원분들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작년 여름에 회사 창업 후 초기 시드 자금을 구하기 위해서, 대학생 때처럼 돌아가 인공지능 경진대회에 한 달 동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2020년 5월 법인을 설립하고 수개월 동안 회사의 초기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외주 및 각종 공모전 등을 전략적으로 참가하였습니다. 그중 NIPA 2020 인공지능 온라인 경진대회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여 회사의 런웨이 자금을 마련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수상 실적이나 자금 확보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약 2 주간의 한정된 시간을 굉장히 밀도 있게 협업한 경험입니다. 회사의 사업화 방향이 명확해진 지금도,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업무 분배로 저희 서비스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팀원 여러분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어벤져스 급이죠. 기술 회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술역량이 중요한데요, 핵심 기술 인력이 갖춰져 있고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루 종일 고민하고 있는 COO가 있어서 앞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항상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예상대로라면 3년 뒤에는 서비스가 상용화된 상태일 거 같습니다. 현재 그랩앤고를 통해서 무인화 매장을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있는데요, 놀랍게도 한국에는 없습니다. 우리 예상대로 빠르게 치고 나가서 자리를 잡았다면, 3년 뒤에는 열린 기회가 저희 앞에 많이 놓여있을 거 같습니다.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하고 있을 거 같은데요, 3년 후에도 모두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그럴 거라고 확신합니다. 하하) 자사 서비스 발전을 위한 인력 충원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데요. 지금도 계속해서 인재 채용을 위해 컨택하고 있고 고민과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저희와 함께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연락 바랍니다. (링크: 바로가기)
Q. 그동안 창업을 하시면 서 힘들었던 점이 있으셨나요? 또한, 현재는 어떤 고민을 가지고 계시나요?
창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바로 불확실성입니다. 불확실성이 열어준 기회를 보고 창업을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다음으로는 개발자 출신의 대표로 미팅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모든 제 커리어 동안 연구개발만 계속하다가, 직접 사업 경영을 하려니 모르는 것과 어려운 것이 너무도 많아서 아직도 항상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밤새워서 개발을 하는 것보다 미팅하는 것이 더 힘든 것을 보면 뼛속까지 개발자 출신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사업을 펼쳐간다는 건 개발자로서의 사고 회로와는 많이 다른 방식의 생각과 업무 방식이 있는 거 같네요. 그래도 지금은 미팅을 자주 하다 보니 많이 편해졌습니다. 현재 고민이라고 하면, 바로 타 서비스와의 차별성입니다. 아무래도 오프라인 리테일의 경우 전통 플레이어가 있기 때문에 진입하기 쉬운 시장은 아닌데요. 기존 리테일 기업들도 자체 무인 서비스를 많이 시도하고 있어서 당연히 파인더스에이아이만의 특장점을 가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통 기업 간에는 데이터 유출 등의 데이터 주권 문제로 타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희는 그 부분을 기회로 보고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Q. '열걸음' 다음 걸음으로는 어떤 서비스를 준비하고 계시나요?
저희는 차근차근 그랩앤고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열걸음 다음 단계로 고객 구매 및 판매 데이터셋을 모을 수 있는 파일럿 매장을 갖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자판기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열걸음 서비스를 7평 정도 수준의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인데요, 파일럿 매장에서 충분한 비디오 데이터가 쌓이면 그다음으로는 기존 셀프체크아웃 매장에 확대 적용할 것입니다. 저희가 쌓은 데이터와 셀프체크아웃 매장의 데이터를 비교하여 서비스를 점차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그 이후에는 일반 매장에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오렌지플래닛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현재 만들고 계신 서비스가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일단 스타트업 자체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며 고용을 창출할 수 있고 창업가들에게 의미 있는 예시 및 동기부여가 됨으로써 창업 생태계 선순환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저희 서비스, 즉 오프라인 리테일에 무인화를 도입한다는 건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줄일 수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사람(직원)은 캐셔 업무보다는 사람(고객)과의 상호작용에 집중하여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야간근무 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많은 자본을 투입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도 좀 더 쉽게 24시간 판매가 가능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돈 이상의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저희 파인더스에이아이는 항상 사회적 가치 추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오렌지플래닛과 앞으로 1 년간 함께 하게 되셨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이미 많은 기대가 충족되었는데요. (하하) 우선 저희 사업 방향에 공감하시고 좋은 사무공간을 지원해 주셨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저희와 같은 작은 팀들에게는 사무공간부터 멘토링, 특강 등의 여러 지원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동료 스타트업들과의 네트워킹, 그리고 냉철한 평가와 조언입니다. 이전의 경험을 생각해 보면, 비슷한 성장 단계의 기업은 비슷한 형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 확장, 투자 유치, 좋은 인력 채용 등 많은 부분에서 동료 창업가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기업들과의 네트워킹이 기대됩니다. 또한 스마일게이트의 축적된 경험에 기반한 냉정한 평가와 조언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들이 몰입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좁아진 시야는 외부의 냉철한 조언으로 개선되는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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