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노래·춤·연기까지 빈틈없는 매력… ‘버추얼 휴먼’ 전성시대 2022-03-07

■ 현실로 들어온 가상인간의 세계

■ 스마일게이트의 ‘한유아’ YG 전속계약 방송·유튜브·광고 등 다양한 활동 계획

■ 신한라이프서 선보인 광고모델 ‘로지’ 지하철과 숲속 오가며 열정적 춤 눈길 LG전자 ‘김래아’도 가수 데뷔 서둘러

 美 ‘릴 미켈라’ 日 ‘이마’ 中 ‘화즈빙’ 활동 메타버스·VR 시장 확대로 영역 더 커져 

■ ‘가상인물 개발’ 전 세계 대세로 자리잡아 규모 2016년 18억弗서 2021년 37억弗↑

■ 일각 ‘불쾌한 골짜기’ 이론 들며 거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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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레고 조립하기, 좋아하는 음식은 딸기와 아이스크림인 21세의 앳된 소녀가 있다. 무엇이든 잘하지만 특히 잘하는 것은 노래와 춤, 연기라고 자신한다. 수준급 가창력과 댄스 실력으로 최근 YG케이플러스와 전속계약까지 한 스마일게이트의 가상인간 ‘한유아’ 이야기다. 한유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인간이다. 키 168㎝에 46㎏, 발 크기 235㎜의 평범한 20대 여성인 한유아는 게임사인 스마일게이트와 자이언트스텝의 닥터V 실험실에서 탄생했다.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여성은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버추얼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최근 가상인간이 가수, 광고 모델, 홈쇼핑 쇼호스트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뛰어난 외모로 많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팬을 보유한 가상인간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홍보 효과로 이른바 ‘가상인간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상인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콘텐츠·엔터, 게임, 언론 등 다양한 업계에서 가상인간이 등장하고 있다. 가상인간은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 혹은 ‘CGI(컴퓨터로 만든 이미지) 인플루언서’라고 불린다.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지니고 행동하지만, 실제 사람은 아니다.


6일 IT업계에 따르면 가상인간을 개발하는 버추얼 휴먼 사업은 점점 대세가 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등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을 발매한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가상인간인 한유아의 YG케이플러스 전속계약 소식을 알렸다.


한유아는 YG케이플러스 소속으로 향후 방송·유튜브·공연·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고은경 YG케이플러스 대표는 “한유아는 신선함과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흐름에 맞는 아티스트며, 여러 방면에서 출중한 실력을 갖춘 준비된 엔터테이너”라며 “메타버스 산업에서 대표적인 버추얼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희망친구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위촉된 한유아는 패션잡지 화보 촬영에 최근엔 음원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의 티저를 공개하며 가수로 활동도 시작했다. 공개된 티저에는 리드미컬한 신스 사운드의 댄스 음악이 신비로운 영상으로 표현됐다. ‘아이 라이크 댓’은 상반기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한유아는 이번 음원을 시작으로 가수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유튜브·공연·광고 등 여러 매체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 줄 예정이다.


한유아처럼 최근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은 가상 인플루언서와 광고 모델들이 연예계에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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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신한라이프가 지난해 7월 선보인 광고 모델 ‘로지’는 지하철과 건물 옥상, 숲속을 오가며 열정적 춤사위로 시선을 사로잡는 22세 여성이다. 외모와 동작만으로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로지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 낸 가상인간이다. 2020년 8월 인스타그램에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모습 등을 올리기 시작했고 넉 달 뒤 ‘가상인간’이라고 정체를 밝혔다. 이후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글, 동영상을 올리고 10만여명 넘는 팔로어들과 댓글을 주고받으며 사람처럼 소통하고 있다.


LG전자가 만든 가상인간 ‘김래아’도 가수 데뷔를 서두르고 있다. 김래아는 미스틱스토리와 가수 데뷔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미스틱스토리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이 직접 프로듀싱할 예정이다. 김래아는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을 직접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23세 싱어송라이터 겸 디제이(DJ)라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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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은 해외에선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 해 13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미국의 가상인간인 ‘릴 미켈라’에서부터 이케아의 광고 모델로 활동한 일본의 ‘이마’, 중국의 1호 가상인간 대학생인 ‘화즈빙’, 태국의 ‘아일린’까지 전 세계에서 가상인간들이 광고 모델과 가수, 유튜버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상 연예인은 3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가상인간의 원조는 1996년 일본에서 만든 사이버 가수 ‘다테 교코’다. 우리나라에선 1998년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있다. 아담은 타이틀곡 ‘세상엔 없는 사랑’을 통해 인기를 끌었고 이후 여성 사이버 가수 ‘류시아’도 등장했다. 하지만 3D 그래픽의 당시 사이버 가수들은 음원만 발표할 수 있었을 뿐 설 무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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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에는 SNS의 발달과 그래픽 수준 향상 등으로 메타버스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공간에서 가상인간들이 등장하고 있다.


기업들이 가상인간의 개발과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가상현실(VR) 산업을 선제적으로 주도하고 메타버스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실제 VR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6년 18억달러에서 지난해 37억달러로 성장했고, 2023년에는 51억달러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 인간이 주도하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시장은 2020년 7조6000억원에서 2025년 13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상인간이 주도하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시장은 같은 기간 2조4000억원에서 14조원으로 이를 따라잡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러한 가상인간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쾌한 골짜기’ 이론을 들어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불쾌한 골짜기란 인간이 로봇 등 인간이 아닌 존재를 볼 때 그것과 인간 사이의 유사성이 높아질수록 호감도가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론이다.


일반적으로 가상인간을 대할 때 멋진 외모와 실제 현실에 버금가는 사실성에 큰 호감을 보이지만 이 같은 사실성이 극대화될 경우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윌 스미스의 영화인 ‘아이, 로봇‘과 콘솔게임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 미래 사회 시민들이 휴머노이드(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에게 불쾌감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불쾌한 골짜기 이론에 근거한다.


이 같은 가상인간의 개발과 마케팅 활용은 향후에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상인간의 개발과 활용은 개발사 입장에서는 엔진과 기술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며 “향후 메타버스와 VR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 같은 가상인간의 활용 범위가 보다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 기사 출처 :  세계일보 2022년 3월 6일자 노래·춤·연기까지 빈틈없는 매력… ‘버추얼 휴먼’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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