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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게임 본업으로 승부"…세계를 뒤흔든 스마일게이트 2022-02-23

■ 신작 로스트아크 글로벌 대박 미국 아마존게임스와 손잡고 '스팀' 통해 세계 160개국 출시 

■ 동시접속자 최고 132만명 K게임 역대 두번째 기록 세워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철저한 현지 분석과 팬덤 확보. 플랫폼 사업으로 미래 준비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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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세계적으로 흥행 대박을 터뜨리며 한국 게임사를 다시 쓰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미국 아마존 게임스와 손잡고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PC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을 통해 로스트아크를 160여 개국에 정식 출시했다. 로스트아크는 출시 이후부터 스팀 동시 접속자 1위를 유지하며 장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출시 후 3일 동안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 신규 가입자는 470만명에 달했다. 


로스트아크는 12일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132만명을 기록했다. 2017년 8월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가 기록한 약 325만명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많은 게임이 된 것.


한국 게임이 스팀 게임 순위 1위에 오른 것도 배틀그라운드 이후 처음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세계적인 게임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스마일게이트의 향후 행보에 전 세계 게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로스트아크 이전에 스팀에서 동시 이용자 수 100만명을 달성한 게임은 4개에 불과하다.


로스트아크 성공 사례는 지금 한국 게임 업계에 굵직한 파동을 만들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드러난 어닝쇼크(실적 충격)와 함께 그간 내놓은 신사업에 청사진을 구체적인 수익 모델로 증명하지 못하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마일게이트는 묵묵히 본업인 '게임'에 집중해왔는데, 이 탄탄한 기본기가 세계 시장에서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출시부터 세계 시장 목표로…로스트아크, 예고된 흥행 대박


스마일게이트는 2002년 설립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이 회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임 타이틀은 온라인 1인칭 슈팅 게임(FPS) '크로스파이어'다. 전 세계 80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이 게임은 누적 매출만 118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하고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누적 회원 수가 10억명에 달하는 초흥행작이다. 2007년 출시 직후 국내에서는 경쟁작들에 밀리며 빛을 보지 못했다. 회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 시장에 도전했다. 이후 북미·유럽, 남미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진출하며 2015년에는 세계 동시 접속자 800만명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모바일 게임 '에픽세븐'으로 세계 시장에서 연이은 흥행에 성공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팀에 내놓은 로스트아크(파운더스 팩 상품 기준)가 150만개 이상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한 매출액만 약 1000억원으로 파악된다. 스팀에서 유통되는 로스트아크는 아이템이 포함된 유료 상품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무료 버전을 통해서는 게임 아이템을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로스트아크를 통한 매출 증대는 현재진행형이라는 분석이다.


아마존 게임스는 출시 직전 서버를 43개에서 68개로 늘렸지만 접속자가 몰리며 전 지역에서 대기열이 발생했다고 한다. 아마존 게임스는 유럽 지역에 서버보다 상위 개념인 '리전' 증설을 예고한 상태다. 마이크 프래지니 아마존 게임스 부사장은 "최초의 외부 퍼블리싱 타이틀인 로스트아크가 거두고 있는 놀라운 초반 흥행에 아마존 게임스 임직원 모두 큰 힘을 얻고 있다"고 이례적인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트위치에서는 로스트아크를 주제로 한 방송의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127만명에 달해 트위치 전체 카테고리의 주제별 방송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사실 로스트아크는 2018년 국내에서 먼저 출시된 게임이다. 스마일게이트는 2011년 게임 기획에 착수해 2018년 국내 버전을 내놓기까지 7년간 제작비 1000억원을 쏟아부으며 심혈을 기울였다. 로스트아크의 성공은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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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세계 시장 성공 비결은…철저한 현지 분석과 팬덤 


스마일게이트는 철저한 현지 분석을 거쳐 해외에 출시한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또 소통은 스마일게이트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일례로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진출 당시 온라인 게임이 익숙하지 않았던 중국 사용자를 위해 게임에 접속해 플레이까지 이르는 단계를 줄였고, 슈팅의 재미라는 핵심을 유지하며 총기 색깔 캐릭터 복장 등을 유저 선호에 맞춰 바꿨다. 로스트아크는 게임 이용자의 의견을 반영해 게임성을 끊임없이 개선하는 '공약' 방식의 업데이트를 도입해 '착한 게임'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매년 '로아온'으로 불리는 간담회도 열면서 이용자들과 직접 소통해왔는데 지난해 12월 열린 '로아온 윈터'에는 약 31만명이 몰렸다. 로스트아크 제작을 진두지휘한 금강선 스마일게이트 본부장은 해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로아온' 개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금 본부장은 유저들이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며 업데이트 방향성과 로드맵을 공개해 '빛강선'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매출 17%를 포기하겠다"는 발언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고, 이에 화답한 게임 이용자들이 스마일게이트 사회공헌재단 홈페이지를 찾아 일주일간 1만명 이상이 기부 캠페인에 참여해 3억원의 기부금이 모이기도 했다.


로스트아크는 국내에서도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게임 업계 전반에 유저들의 항의가 이어지던 시기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역으로 스마일게이트 앞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담아 '커피 트럭'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판교역에 로스트아크 개발진을 응원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핵심 IP로 알짜 사업 챙겨…플랫폼 사업으로 미래 먹거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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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파이어X [사진 제공 = 스마일게이트]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각종 비용이 늘어났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스마일게이트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소다.


스마일게이트의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타사에 비해 매출에서 영업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개발비를 적립하지 않고 분기마다 비용으로 바로 처리해 누적된 비용이 적은 편으로 알려졌다. 특히 게임 퍼블리싱(유통)을 거의 하지 않고 자체 개발작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이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2015년부터 플랫폼 사업 '스토브'를 준비해왔다. 스토브는 작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브는 한국형 소셜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게임 입점 사업과 인디게임 플랫폼 운영, 가상현실(VR), PC방 제휴 등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스토브에는 100여 개 정식 라이브 게임과 200여 개 데모 버전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스토브 VR 역시 꾸준히 신작을 추가하며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 중이다.


권혁빈 CVO "게임 본질에 집중할 것" 


세계 최고 게임 개발사가 되는 것이 스마일게이트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비전이다. 세계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수상까지도 노릴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북미 신생 개발사 댓츠노문에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바르셀로나 스튜디오와 댓츠노문의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대작 개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유명 개발사 출신의 개발자들을 모았고, 개발 스튜디오 규모를 점차 키워 나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등 세계 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CVO(비전제시 최고책임자)는 "스마일게이트를 전 세계 유저들로부터 사랑받는 지식재산권(IP)을 갖춘 기업으로 만들겠다"면서 "사람들이 떠올릴 때 '내가 좋아하는 게임·캐릭터가 있는 회사, 나에게 어릴 적 감명 깊은 메시지를 선사한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게임 명가(名家)'를 꿈꾸는 스마일게이트의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황순민 기자 smhwang@mk.co.kr


※ 기사 출처 :  매일경제 2022년 2월 23일자 "게임 본업으로 승부"…세계를 뒤흔든 스마일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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